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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허락할 허) 由(말미암을 유) 巢(집 소) 父(남자 보) 중국의 유명한 은자(隱者) 허유와 소보를 말한다. 신화와 전설시대의 인물이라 다소 허구적 요소가 강하나 여전히 권위를 가진다. 이 시기 천하를 맡아 다스린 임금님들의 공통점은 왕위를 물려줄 때 세습이 아닌 천자의 자질을 갖춘 인물을 찾아 양위(讓位)했다는 것이다. 堯 임금은 許由라는 사람이 고결한 인품과 함께 바른 자리가 아니면 앉지를 않고, 당치 않는 음식을 입에 대지 않고, 오직 의(義)만을 좇아 따르는 사람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堯 임금은 許由를 찾아가, “해와 달이 돋아 세상이 환하게 밝았는데, 횃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은 그 빛을 밝힘에 또한 공연히 헛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선생께서 천자의 자리에 오르시면 곧 천하가 잘 다스려질 터이니 청컨대 천하를 바치고자 하오니 맡아주십시오.”하고 자신의 후계자가 되어줄 것을 간청했다. 이에 許由는 “뱁새가 깊은 숲속에 둥지를 짓고 살 때 나뭇가지 하나에 지나지 않고, 두더지가 황하(黃河)의 물을 마실 때에 자기 배를 채우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천하를 가지고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하고 거절하였다. 이후 許由는 기산(箕山)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堯 임금은 구주(九州)라도 맡아달라고 했으나 이마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말을 들은 자신이 귀가 더러워졌다고 생각한 許由는 영수(潁水)의 강물에 귀를 씻었다. 때마침 소를 몰고 지나가던 친구 소보(巢父)가 이유를 물었다. 許由에게서 자초지종(自初至終)을 듣고난 후 소보(巢父)는 껄껄 웃으며 許由를 나무랐다. “그대는 은자(隱者)라는 소문을 퍼뜨렸기에 더러운 말을 듣게 된 것이네. 모름지기 은자(隱者)는 이름조차 바깥으로 알려져서는 안 되거늘, 도리어 은자라는 명성을 얻었으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하고 소를 몰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許由가 왜 소에게 물을 먹이지 않느냐고 묻자, “그대의 귀를 씻은 더러운 물로 어찌 소에게 먹일 수 있겠는가.”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소보는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숨어 살았다는 인물이다. 이 대목에서 보면 許由보다 巢父가 한 수 위다. 이 이야기는 『장자(莊子)』편에 나온다. 莊子는 어느 누구에게도 속박당하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은자(隱者)의 전범(典範)으로 삼았던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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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난방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사소한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화재의 원인은 사람들의 안전의식 부재에서 기인하는 인재(人災)이다. 결국 설마하는 안일한 생각과 안전의식 결여 등 안전불감증이 인간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빼앗아 가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시민 여러분께 몇 가지 간곡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화재발생 원인 중 22.8%가 부주의한 전기사용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전원코드는 제거하고 문어발식 전원사용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둘째, 주택, 아파트 등 화재의 21.7%가 음식물 가열 중 망각 및 이석에 의한 부주의에 의한 화재로 가정에서 음식물 가열 중에 수면을 취하거나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셋째, 2009년 발생한 화재 원인 중 담뱃불 관리 부주의가 14.8%에 이르는 것으로 보여 흡연 시 안전의식에 대한 경각심 또한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넷째, 화재는 초기진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을 수시로 점검해 화재를 관계인으로 하여금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미 발생한 화재에 대해서는 평상시부터 고양된 시민의 기본 안전의식이 큰 힘을 발휘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예로 시민 스스로가 화재 발생에 대비해 손 닿는 곳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기본적인 사용법을 숙지함으로써 대규모 화재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또 시민들이 화재진압을 위해 긴급 출동하는 소방차량에 대한 ‘소방차 길 터주기’를 생활화하고 불법 주정차 행위를 지양한다면 소방차량 통행 곤란으로 차량 진입이 지연돼 우리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송두리째 잃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시민의 안전지킴이로서의 오늘도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화재를 예방하고 고귀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까 하는 일념으로, 새벽 시간에도 불시에 승차훈련을 실시하는 등 출동시간 30초를 줄이기 위해 오늘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소방공무원들만의 노력만으로는 사회의 수많은 안전을 지켜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화재 발생의 시간과 장소를 예견할 수 없지만 우리 모두가 화재 예방 기본 안전점검의 생활화 및 초기 화재 신속 대처 등 기본적 안전의무에 충실한다면 그 어떠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우리의 안전은 스스로 지켜 낼 수 있을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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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언론과 국민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세종시 추진 안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특별법(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수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이를 둘러싼 국론 분열과 험난한 입법전쟁이 여야 및 여여간의 공방이 첨예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종시 문제는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충청권은 전통적으로 대선과 총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고 세종시 건설은 국가균형발전이란 대의에 따라 추진되는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특별법에 따라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려는 세종시의 원안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중앙행정기관 9부2처2청과 첨단지식기반, 그리고 의료복지 시설을 조성하는 국책사업’이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 60년간 국가정책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적으로 운영되어왔기 때문에 수도권 과밀은 물론 이른바 빨대효과로 크나큰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그에 대한 대책을 당시 여야 합의를 거쳐 `행정수도 이전’을 시행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에서 이를 파기하였고 이것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을 받아 고치고 고쳐 드디어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었다. 꽤나 거창하고 자신있게 수정안을 발표한 정부이지만 이것으로 전 국민을, 특히나 지방민들을 납득시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그 꿈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이 수정안은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기존수도권 기득권을 지켜낸 것을 자랑하고 충청도민에게는 이정도의 혜택을 줄테니 이 정도에서 만족하라는 권고이며 결정적으로 다른 지방민들에겐 소외감만을 안겨줄 뿐이다. 세종시는 거창하게 미래형첨단도시라는 표현을 하고 있지만 이번 수정안의 세종시는 단지 규모가 좀 더 큰 혁신도시 일 뿐이다. 그렇다고 세종시 원안이 무조건 옳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어쩌면 수정할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원안을 대신할 수정안이 이와 같이 급조된 말도 안되는 수정안이라면 절대 납득할 수가 없다. 이번 수정안대로라면 세종시 이하로는 지방분권화가 이뤄질 수 없다. 특히 수도를 서울에 그냥 두고 세종시에 과학도시를 건설한다면 세종시는 반쪽짜리 도시가 될 수밖에 없으며 국토 균형발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여전히 행정권과 권력은 서울에 그대로 있는 상황에 원래는 타지방의 혁신도시로 분산되었어야할 경제권이 세종시로 이전되는 기존 계획과는 확실히 다른 전개가 펼쳐지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영남권, 전라권, 강원권 등으로 분산될 경제권은 줄어들게 분명하다. 지리적인 중심에 위치하며 행정을 담당하며 다른 시도의 혁신도시에 분산될 경제권을 지원할 목적이었던 세종시가, 오히려 지방으로 갈 경제권을 가로채버리는 이 수정안은 대단히 아이러니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행정의 비효율성과 충청의 낙후를 지적하며 세종시를 수정하고 있지만 정말 그런 이유로 세종시를 수정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더불어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이라는 거대 국책사업을 조성하고 있는 시점에서 세종시 및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해 혁신도시와 함께 축소 또는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를 제기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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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6·2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한 ‘시민배심원제’ 도입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정세균 당 대표가 ‘시민배심원제’ 도입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제도의 불합리성을 들어 적극 반대하고 있어 당내 갈등을 빚고 있다. 명색이 ‘수권 야당’이라는 민주당이 당내에서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논란을 확산시켜 자칫 잘못하다간 ‘배가 산으로 가는’ 우를 범하게 생겼다. 얼마 전 민주당은 광주에서 ‘공천제도 혁신안 설명회’를 갖고 시민공천배심원경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안을 내놓은 바 있다. 민주당이 도입하려는 시민배심원제는 과거 동원경선 및 밀실공천의 폐해를 극복하고, 국민의 참여와 민주적인 경쟁을 담보하는 개혁공천의 상징적 제도라고 당은 설명했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시민배심원제는 당내 기반과 인지도 등 기득권에 의한 경선 승리 요인을 최소화하고, 시민사회 등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인사의 등용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반갑다. 또 이 제도를 통해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줘 공천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점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이같은 민주당의 의지는 지난달 28일 광주를 방문한 정세균 대표의 발언에서도 묻어났다. 이날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의미다”며 반발 의원들의 주장을 에둘러 받아쳤다. 그러나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워낙 강한데다 출마 예정자들의 찬반도 엇갈려 시민배심원제 도입까지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실제로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운태·이용섭 의원을 제외한 광주지역 국회의원 가운데 시민배심원제 도입을 적극 찬성하는 이는 강기정 의원에 불과하다. 박주선·조영택·김재균 의원 등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김동철·김영진 의원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 시장 후보 공천 방법을 둘러싸고 내분에 휩싸일 경우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진다. 광주에서의 논란은 곧 수도권 등 전국에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해 6·2 지방선거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시민배심원제’ 도입 논란이 자칫 계파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사설
남도일보
201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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琴(거문고 금) 瑟(비파 슬) 相(서로 상) 和(화합할 화)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조화를 이루다’는 뜻으로 두 악기가 서로 잘 어울리는 것처럼 부부 사이가 원만하고 좋다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은 『시경(詩經)』국풍(國風) 중 하나인 에 나온다. 關雎는 첫 구절 ‘구욱구욱 물수리( 關關鳩雎)’에서 물수리의 울음소리를 제목을 삼은 것이다. 보통 금슬이 좋은 새로 원앙(鴛鴦)을 꼽는다. 물수리 또한 암수 사이에 매우 다정하면서도 분별이 있는 새라고 한다. 새의 울음소리는 구애(求愛)의 또 다른 표현이다. 사랑만큼 간절한 소망은 동물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시는 3장 구조로 되어 있다. 첫째장에서는 물수리가 울음소리를 내며 아름답고 참한 배필을 얻고자 했으며, 둘째장에서는 아름답고 참한 아가씨를 구하고자 하나 그렇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심정을 그렸으며, 마지막 장은 ‘들쑥날쑥 마름 풀을(參差荇菜)/이리저리 헤치며 캐니(左右采之)/아름답고 참한 아가씨(窈窕淑女)/거문고와 비파를 벗삼는다네(琴瑟友之)/…/풍악을 울리며 즐긴다네(鐘鼓樂之)’라 노래했듯이 마침내 꿈에서라도 오매불망(寤寐不忘)하던 아름답고 참한 아가씨와 함께 악기를 연주하며 음악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詩經』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원래 남녀 간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한 것이었다. 저속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고상하지도 않다. 오로지 인간의 진솔한 마음만을 담을 뿐이다. 여기서 말과 행동이 품위가 있으며 아름답고 참한 아가씨라는 뜻인 ‘요조숙녀(窈窕淑女)’, 애틋한 사랑의 감정 탓에 잠못 이룬다는 뜻인 ‘전전반측(輾轉反側)’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또 다른 관점에서 주(周)나라 문왕(文王)의 부인 태사후비(太似后妃)의 부덕(婦德)을 읊은 노래로 본다. 후비는 근검절약(勤儉節約)은 물론이고 사람들을 늘 살갑게 대해주어 ‘어진 어머니’로서 이름이 높았다. 따라서 후비의 성덕(盛德)으로 인해 자자손손 훌륭하게 성장했듯이 아름답고 참한 여인이 군자의 훌륭한 내조자가 되어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윗사람들의 금슬좋은 모습은 아랫사람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하여 금슬풍화(琴瑟風化)란 말이 생겨났다. 가정이 화목해야 나라가 평안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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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쓰레기 문제 중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꽁초이다. 담배꽁초는 부피가 작아 수거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슬이나 비에 젖을 경우 쉽게 부서져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성인 남성의 46.6%, 여성의 4.6%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정책과 학교 교육, 그리고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회 트렌드로 인해 전체적인 흡연 인구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도 다수의 사람들이 공공장소, 도로나 건물 등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금연구역이나 흡연구역을 막론하고 담배를 피우고 그 꽁초를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환경오염과 쓰레기 처리라는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5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2008년부터 담배꽁초 무단투기행위 단속을 위해 70여명의 시간제계약직 공무원을 채용해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9년 한해 단속한 건수만 해도 7만여건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강남구와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강력한 제지수단을 사용한 예는 찾을 수 없다. 그것은 담배꽁초를 단속할 공무원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편익과 과태료를 부담해야 하는 국민들의 경제적 불이익 사이에서 아직도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구온난화, 이상기후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염된 환경이 아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하는 국민들의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문제는 정부만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규제정책도 필요하나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광주 남구에서는 남구청이 소재한 봉선동 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선포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담배를 못 피우게 할 수는 없지만 시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흡연이 얼마나 건강에 해롭고 담배꽁초로 인한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시민들에게 홍보해 흡연율을 최소화시키자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1개동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후 그 성과를 바탕으로 금연지역을 남구 전역으로 넓혀 가는 것을 목표로 이번 금연구역 지정은 서울 강남의 담배꽁초 단속처럼 단기간에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자율적으로 금연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더 나은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담배꽁초 투기가 자신의 비용으로 돌아오는 것을 인식하고 시민 스스로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하지 않는 시민의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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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르돌프라는 기사가 금발의 미녀 베르타와 함께 도너우 강가를 산책하고 있었다. 행복에 젖은 두 사람은 손에 손을 잡고 거닐고 있었는데, 베르타가 문득 강가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보았다. 그녀는 그 꽃이 어찌나 아름답고 탐스러운지 그에게 꽃을 따달라고 했다. 그는 꽃을 꺾으러 절벽을 기어 내려가 꽃을 따는 순간 그만 잡고 있던 잡초의 뿌리가 뽑혀 순식간에 격류속으로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는 거센 격류 속에서 결사적으로 몸부림치면서도 꽃을 손에 들고 ‘Forget me not(나를 잊지 말아 주오)’을 외치면서 힘이 빠져 도도히 흐르는 격류 속에 휘말려 들어가고 말았다. 남녀간의 아름다운 사랑을 나타내는 꽃이 물망초(勿忘草)다. 요즘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말이 화두다. 춘추전국시대 노(魯)나라에 미생(尾生)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다리 아래서 애인을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계속 기다렸다. 그런데 애인은 오지 않고 소나기가 내려 강물이 불었는데도 미생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다 끝내 교각을 붙잡고 익사했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미생의 어리석음을 꼬집어 박근혜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내세워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는 행태는 미생의 어리석음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자 그녀는 그에 대해 약속을 지키다 죽은 미생은 역사의 귀감이 되고, 약속을 어긴 애인은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한다. 춘추시대 미생지신을 이야기한 사람은 다름 아닌 소진(蘇秦)이다. 소진은 장의(張儀)와 더불어 춘추전국시대 제후들을 농락하며 자신의 영달을 꾀한 종횡가(縱橫家)다. 그 유명한 합종연횡이란 말도 이들로부터 유래되었다. 소진은 자신을 미생에 빗대 스스로의 신의를 제후들에게 설득했다. 장자는 미생의 어리석음을 ‘미생과 같은 인간은 제사에 쓰려고 찢어발긴 개나 물에 떠내려가는 돼지, 아니면 쪽박을 들고 빌어먹는 거지와 다를 바가 없다. 쓸데없는 명분에 빠져 소중한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인간은 삶의 가치를 모르는 놈이다’라고 비판했다. 회남자(淮南子)는 ‘미생의 신의는 차라리 상대방을 속여 순간의 위험을 피하고 후일을 기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이야기를 한다. 전국책(戰國策)에서도 ‘미생과 같은 신의는 단지 사람을 속이지 않는 것일 따름’이라고 한다. 세종시 문제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문제는 세종시에 정부기관이 들어가든, 학교나 기업이 들어가든 세종시는 크게 잘 될 것이다. 그러나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조성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지 지역민들의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전대상 공공기관들은 부지 매입 예산을 확보하고도 극심한 눈치보기로 계약 체결을 미루고 있고 민간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택지 분양도 전무한 상황이다. 혁신도시 조성사업이 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세종시에 버금가는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국고 지원을 통한 땅값 인하가 절실하다. 당초 계획대로 오는 2012년까지 공공기관들의 혁신도시 입주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올 상반기까지 부지 매입을 마치고 청사 신축에 착수해야 한다. 그러나 16개 이전대상 기관 중 부지 매입을 마친 곳은 5개 기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전의 경우 지난해 255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여지껏 부지 매입을 미루고 있다.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이들 기관들의 신속한 이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전을 미루는 기관들에 대해서는 페널티 부과와 같은 강력한 이전촉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는 여러차례 혁신도시의 차질없는 추진을 약속해왔으며, 광주를 방문한 정운찬 총리는 조만간 공기업 수장들에게 혁신도시 이전을 독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약속에도 국고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98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건설키로 했던 혁신도시가 아직 설계비조차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족 기능을 갖춰야 한다. 교통 및 교육여건 개선없이 건물만 들어설 경우 별 볼일 없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우리 지역민들이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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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그제 ‘세종시 수정안’ 입법 예고를 강행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전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도 같은 방식으로 ‘조세제한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관보에 게재했다. 이들 법률안 개정안은 세종시의 성격을 종전의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로 바꾸고 법률과 도시 명칭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창업 기업과 대학에 원형지 공급, 세제지원, 재정지원을 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누가 뭐래도 ‘세종시 수정안’의 최대 피해지역은 전남이다. 세종시의 ‘블랙홀’로 인해 당장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건설 차질은 물론이거니와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기업 참여까지 대폭 축소되는 등 지역 현안사업의 연쇄적인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세종시 5대 거점기능에 ‘호남 광역경제권 선도산업’과 중복된 ‘첨단·녹색기업’ 육성방안이 포함돼 신재생에너지 등 향후 지역 성장동력 전 분야에 대한 차질은 불가피 하다. 게다가 세종시 조성 완료 시점인 2020년은 J프로젝트의 도시정비 사업이 마무리 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때문에 두 사업 가운데 상당 부분이 상충될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다. 삼성, 현대 등 국내 대기업들의 세종시 입주로 인해 2012 여수세계박람회는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해양 과학 기술 및 녹색성장 관련 R&D 연구기관 등을 중점 육성하겠다는 원칙을 이미 세종시로 넘긴 상태여서 여수박람회 기업홍보관 등 설립에 대한 필요성도 그만큼 희석됐다. 이 때문에 각종 기업 참여 시설은 대부분 임시 시설물로 만들어 질 개연성이 높고, 기업 유치경쟁에서도 산업 인프라 부족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전남도는 지극히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8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단 한 차례의 정부 건의 이외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아직까지도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해 전남지역에 미칠 파급효과나 기회비용 손실 등 기본적인 자료 산출조차 하지 않았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이 수정안이 공포되면 전남의 황폐화는 불 보듯하다. 정치적인 배경이야 어떻든 수정안에 대한 대응전략을 수립해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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塞(변방 새) 翁(늙은이 옹) 之(어조사 지) 馬(말 마) ‘변방에 사는 늙은이의 말’이라는 뜻으로 『회남자(淮南子)』편에 나온다. 이 말은 우리네 삶에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늘 일정치 않아 화(禍)를 입어도 슬퍼할 것이 못되고, 복(福)을 받아도 기뻐할 것이 못된다 하여 흔히 ‘인생지사새옹지마(人生之事塞翁之馬)’라고 곧잘 부른다. 중국 북방 국경 근처에 말을 키우며 사는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말 한 마리가 오랑캐 땅으로 달아나 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들이 안타깝게 여겨 위로했으나, 노인은 “이 일이 복(福)이 될지 혹시 압니까?”하고 도리어 반문했다. 몇 달 지나자 달아났던 말이 오랑캐 땅의 좋은 말과 함께 돌아왔다. 이웃들이 부러워하자, 노인은 “이 일이 화(禍)가 될 지 혹시 압니까?”하고 대꾸했다. 그러나 말타기를 좋아하던 아들이 그만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웃들이 위로하자, 노인은 슬퍼하는 기색없이 태연하게, “이 일이 어찌 복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오히려 이웃들을 위로했다. 몇 달 후에 국경 근처에서 전쟁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전쟁터에 나가서 싸웠으나 열에 여덟아홉이 죽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그러나 노인은 나이가 많아서, 아들은 불구자여서 전쟁에 나갈 수 없었기에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노인은 놀라울 만큼이나 감정의 기복이 없다. 말을 잃었다고 해서 얻었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기뻐하는 내색조차 않는다. 더구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불구의 몸이 되었다는 대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순간순간 찾아오는 감정에 휘말리면 도리어 자신만 손해다. 평상심(平常心)을 잃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이자. 변방에 살고 있는 노인의 현명한 지혜가 이를 말해주고 있지 않는가. 이처럼 긍정의 힘은 우리 생활 주변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이다. 그러나 세상은 은혜로 가득차 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면 설혹 불행한 일이 찾아오더라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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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에게 겨울날 눈과 비 중 어느 것이 더 미울까? 때 없이 겨울비가 추적추적 울적한 심사를 흔들어댄다. 춥고 배고픈 사람에게 눈이나 비가 낭만일 수 없을진데 애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밤새 잠을 뒤척이게 만든다. 아이엠에픈가 뭔가, 그것을 당했을 때 젊은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실의와 좌절에 담겼을 적에, 오천 원의 위력은 대단했었다. 가야할 직장은 문을 닫고, 부르는 곳이 딱히 없던 절망의 시간 앞에, 그래도 내일을 꿈꾸게 하고 희망의 실날을 놓지 않게 해주었던 곳, 무료와 허탈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 한바탕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주었던 곳이 다름 아닌 영화관 아니었던가? 영화관 입장료가 오천 원이었을 적, 많은 돈이 없어도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미래를 설계하게 하였던 곳, 하루아침에 평생을 몸 바쳐 온 직장을 잃은 그 시대 가장들에게 오천 원으로 단 몇 시간 동안 이나마 허탈과 박탈감을 위로해 주었던 곳, 그래서 불황과 불경기엔 영화관이 잘 된다는 말까지 나오지 않았던가? 요즘 영화에 대해 입만 열면 ‘아바타’ 이야기가 대세를 이룬다. 외화 사상 관객 수 천만 명을 눈앞에 두었다며 무슨 경사라도 난 듯 야단들이다. 아홉시 뉴스에서 여러 차례 다뤄지면서 아바타의 열풍이 전국적으로 진하게 불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과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가 스토리, 주제, 음향, 미술, 기술 등 여러 면에서 주요 뉴스 시간에서 여러 차례 다뤄질만한 영화인가? 정말 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작품으로서 불리어도 괜찮은지? 궁금하다. 말은 ‘허’해도 빚은 천 냥이라 했던가? 청년 실업은 고사하고 실업자 수가 전 국민의 열 명 중 한 명인 사백만 명에 달하고 있는 등, 그렇잖아도 잔뜩 어려운 경제 사정인데 언론이 앞장서서 일만 육천 원짜리 영화관으로 관객 몰이를 주도하고 있다니, 뭔가 냉정을 잃은 것 같아 마음이 편칠 않다. 아바타에 대한 말들은 참으로 무성하다. 이야기와는 별도로 3D를 비롯한 진일보한 영화이기에 꼭 극장에 가서 봐야할 영화라든가,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적절하고 은근하게 표현했다든가, 전쟁에 대한 반감의 은유적 표현이 돋보인다든가, 이십대 청년층만으로도 천만 관객을 넘어설, 사상 초유의 대작이라는 둥,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들이 입소문으로 이어져 새벽까지 영화 관람을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표를 구하기 힘들었는데 어떻게 맨 앞줄 좌석표를 구입하여 두 시간 사십 분 동안 고생 아닌 고생을 돈 주고 사서했다. 너무나 빤한 주제, 예견된 결말, 두서없는 서사의 전개, 지루한 전개 등 영화를 보는 중 여러 차례 졸았음은 물론 3D 안경 때문에 눈이 따가워 상당한 고통까지…. 우리 주위를 보자. 과연 자본의 허리우드가 만들어낸 스크린 앞에 그렇게 경의와 찬사를 쏟아서 일만 육천 원짜리 영화관으로 사람몰이를 해도 되는지? 지금 우리는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사회와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 없는 영화가 어디 있으며, 환경 파괴와 자본주의 폐해에 대한 경종 , 그리고 전쟁의 참상에 대한 경고 등에 그 많은 돈을 퍼부어야 하는 저들의 방식에 우리가 함께 휘둘러 가야할 때인가, 냉정히 돌아다봤으면 한다. 사십대 장년층의 움직임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둥, 영화의 신기원을 이루어낸 걸작이라는 둥, 세계적 이슈거리라는 둥 막 쏟아내는 말장난이 자칫 오천 원의 미학을 일만 육천 원의 비극으로 이끌지는 않나 하여 걱정이다. 예견된 영웅의 탄생 앞에 여론 몰이식 칭찬 일색은 너무 진부한 방식이 아닌가? 허탈과 박탈의 빈자리를 따스하게 어루만져주고, 잔잔하고 은근한 감동으로 추위를 감싸주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을진댄 거대, 신기, 진보 등 낯설게 하는 수법과 일상의 초탈적 자극에 우리 너무 목숨 걸 일이 아니질 않는가? 오늘 아침 겨울비 맛이 영 싸늘하기만 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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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주를 찾을 중국 실버 관광객이 2만 3천여 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이는 지난해 2천여 명 보다 무려 10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성과는 광주시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그동안 중국 실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팔방으로 뛴 노력의 대가라 하겠다. 시와 관광공사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 샤먼(廈門)과 상하이(上海)에서 86개 관광회사가 참여한 중국노인관광연합회 총회에서 ‘만명 노인 연(演) 광주’ 개최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다음 달 14일 이전에 MOU를 체결키로 한 모양이다. 또한 중국 톈진(天津)여행사에서 4월부터 8월까지 3천여 명이 방문키로 했으며, 중국 장쑤성(江蘇省)지역 여행사에선 2~3월 중에 3천여 명을, 중국 친황다오(秦皇島) 여행사에서도 2천여 명의 실버 관광객 유치를 사실상 확정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중국 실버 관광객들의 광주 방문은 해외 단체 관광객 유치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여 기대가 자못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유교적인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이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부모에 대한 효도 관광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중국의 조기퇴직 제도로 인해 재력있는 노인층의 해외 관광 수요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기대를 걸게 한 또 하나의 이유다. 뿐만 아니라, 현재 60세 이상인 중국 실버관광 시장은 전체 인구의 10%인 1억 4천여만 명으로 추산돼 국내 관광업계가 그들을 ‘블루오션’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광주를 찾을 2만여 명의 중국 실버 관광객들은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과 무등산 등 광주와 전남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것이라 한다. 하지만 그들이 즐길만한 프로그램이 빈약하다는 소리가 들려 염려스럽다. 현재 빛고을건강타운에 개설된 프로그램 가운데 중국 실버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과목으로는 서예와 우리춤 강습, 당구 체험 등이 전부라 한다. 게다가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직원마저 없어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니 걱정이다. 지금의 프로그램으론 그들을 감동시키기엔 한계가 있다. 만약 중국 실버 관광객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한다면 자칫 광주의 명예는 물론 국가의 이미지에도 치명상을 줄 수 있다. 광주시는 어렵게 일궈낸 호재가 악재로 작용되지 않도록 그들을 위한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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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생각 사) 無(없을 무) 邪(간사할 사) 『논어(論語)』편에서 공자(孔子)가 “『시경(詩經)』삼백 편을 한 마디로 말하면 생각함에 삿됨이 없다.(詩三百 一言而蔽之曰 思無邪)”에서 유래한 것이다. 『詩經』은 공자가 편찬했다고 전하나 확실치 않다. 주(周) 나라 초기부터 춘추시대 중기까지 모두 311편이 실려 있다. 이중 6편은 제목만 전하고 있어 실제로는 305편이다. 공자는 전반적인 내용이 ‘즐겁되 음탕하지 않고(樂而不淫), 슬프되 마음 아프지 않다(哀而不傷)’고 하여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감정이 도를 넘지 않고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높이 평가했다. 곧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였다. 일반적으로 思無邪는 시의 교훈성과 효용성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인다. 옛사람의 시를 되읊다보면 삿된 마음을 버리고 선한 마음으로 전환시켜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세 시인들은 인간 감정의 순화를 위해『시경』을 창작의 모범으로 삼았다. 여기서 詩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시와는 다르다. 孔子 때의 시는 다듬어지지 않고 자연스런 감정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오히려 노래에 가깝다. 『시경』은 풍(風), 아(雅), 송(頌) 등 세 가지 갈래로 나뉜다. 이 중에서 風, 곧 국풍(國風)이 중심이다. 국풍은 삶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감정들이 운율과 가락을 이룬 민요이다. 우리네 삶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제는 두말할 필요없이 ‘사랑’이다. 사랑은 본능이자 보편적인 감정으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가 꿈꾸는 낱말이다. 한자로 사랑을 ‘사량(思量)’으로 쓴다. 풀이에서 보듯이 옛사람들은 누군가를 생각하고 헤아리는 마음인 ‘사랑’을 완곡한 어법으로 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 전기 때 시인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의 에서 ‘임’에 대한 간절한 사랑노래가 이를 말해준다. 思無邪를 ‘사랑함에 삿됨이 없다’로 풀이하니 느낌이 확 달라진다. 사랑을 에둘러 표현한 공자의 마음씀씀이가 행간에 묻어난다. 인류가 만든 낱말 중에서 ‘사랑’만큼 곱고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생각할수록 마음 한켠에 아껴서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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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많은 편리함을 주고 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는 야누스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매년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초 부산 지하노래방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8명이 질식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사상자 8명이라는 많은 인명 피해가 생긴 이유는 지하 다중이용업소여서 화재 진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하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 발생 시, 지하 다중이용업소의 대형화 및 복잡화, 사업자의 안전 의식의 부재 등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또한 겨울철을 맞아 폭설,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해 소방관의 출동 시간의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히 재해(災害)라 할 만 하다. 계절의 특성상 난방 기구와 화기 시설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자연스레 화재 발생 빈도가 잦다. 때문에 광주광역시 서부소방서(서장 조태길)는 대형 인명 피해 예방 및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오는 2월말까지 겨울철 화재 특별 경계를 실시하고 있다. 지하다중이용업소 화재사상자 Zero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주된 내용으로는 첫째, 사업자의 안전 의식 제고(提高)이다. 대부분의 화재는 초기에 진압이 가능하지만, 평소에 화재 발생 시 대책을 고려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꼭 그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소방관이 아닌 이상,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우왕좌왕하다가 대형 화재로 확대되는 것이다. 때문에 진압이 상대적으로 쉬운 화재 발생 초기에 적절한 대처를 한다면 대형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소방서에서는 2인 1조 체제로 담당제를 실시해 대형 화재 취약 대상을 선정, 방문 및 지도를 한다. 10일 간격으로 지속적인 지도 방문을 하고, 사업자에게 정기적으로 소방 관련 내용을 SMS 문자 메시지로 보냄으로써 사업자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있다. 둘째로는 피난 시설 및 방화 시설의 구비와 검사를 들 수 있다. 사업자가 피난 시설 및 방화 시설을 임의로 처분한 것이 화재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앞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로 인해 사람들의 대피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소방서에서는 업소의 피난 시설 및 방화 시설을 폐쇄(잠금)하거나 훼손, 임의로 변경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제한다. 위반업소 적발 시 의법(依法) 조치를 함으로써 모든 업소가 화재 발생 시, 사람들을 적절한 피난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소방서는 각 업소의 소방시설을 점검, 소방 시설 유지에 도움을 주었다. 이 같이 겨울철 화재 인명 피해 Zero화를 위해 소방서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사시를 대비한 시설 관계자의 안전의식 개혁과 부단한 소방교육·훈련이 필요하다. 올 겨울은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이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칼럼
남도일보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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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탈레반과 권력 공유를 모색한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놀랐다. 결국 그렇게 될 일을 가지고 무슨 짓들을 했단 말인가. 전쟁의 의도가 따로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 것이다. 용산 참사, 광우병 관련 PD 수첩, 교원노조 수업거부 무죄 판결, 강기갑 의원 국회 뛰기 등 요즘 세상이 떠들어대는 일들은 어디까지 파도를 높일 것인가. 결국 그렇게 될 일을 가지고…. 신문을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신문이 부추기는 사건에 휘말린다. 그리고 흥분하면서 어느 쪽인가 편들게 된다. 그리고 때로 신문을 던져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 세상일은 반드시 결국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진실은 나의 안 중심에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결국 그렇게 될 일에 그만 휘말리고 싶은 것이다. 흥분하지 말고 세상을 멀리 보라. 이것이 문학의 길이 아닌가. 내가 옥스퍼드에 머문 것은 1981년 여름 3개월 뿐이다. 그러나 그 3개월은 나에게 1989~1990년 캠브리지에 머문 1년보다 더 강력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강력한 인상은 처음 옥스퍼드 대학 경험의 탓도 있지만 그 3개월의 연수에 동행했던 시인 윤삼하에 대한 추억과 맞물려있다. 윤삼하는 평생 내가 좋아하는 친구이자 영문학자이고 시인이었다. 1995년 초 60의 나이로 가버렸지만 그는 ‘이슬’과 같은 아름다운 시를 남겼고, ‘응시자’ 같은 의로운 시를 남겼고, 예이츠 번역시집을 남겼다. 그와 같이 나눈 우정 가운데 같이 한 3개월의 옥스퍼드 대학 연수 경험이 들어 있다. 그도 나도 옥스퍼드 앞에서는 이름 없는 나라의 서생에 불과하였다. 그 서생이란 뜻은 옥스퍼드의 권위가 부담스러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부담을 덜어준 것이 강의가 끝나면 늘 들렸던 팝 ‘스칼라 (철학자) 집시’다. ‘스칼라 집시’는 원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이자 비평가였던 매슈 아놀드의 시의 제목이었다. 이 시는 우연히 우리가 머문 엑스터 학숙에서 공부한 17세기 성직자 그란빌의 글 ‘독단의 허구’ 속에 나오는 한 가난한 옥스퍼드 서생의 전기를 다룬 것으로 , 입신양명에 눈이 어두운 옥스퍼드 생활에 대한 염증으로 거길 박차고 나온 한 서생의 이야기다. 집시들과 어울려 같이 생활하면서 같이 세계를 방랑하였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로 과감한 청년의 정열과 낭만적 결단을 찬미한 시이다. 한국의 영문학 교실은 이 시에 대하여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윤삼하와 나는 달랐다. 우리는 거기에서 우리에게 너무나도 부담스럽던 권의주의적인 옥스퍼드에 대한 거부의 진실을 보았고 그 진실의 대안이 한국의 시인인 우리의 진실과 닫는다는 공감을 얻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그런 시를 쓰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언약을 이행하지 못했다. 나는 요즘 시 ‘스칼라 집시’속에 그 젊은 철학자가 버린 옥스퍼드에 대한 거부는커녕 그 근처도 못가고 있고 세속적인 일에 열을 올리고 박수치고 때로 흥분한다. 어제는 ‘푸른 숲길’ 산책을 하다가 세상일로 스스로 화가 나서 돌아서버렸다. 돌아와 서가의 묵은 영문학 서화집 속 그 ‘스칼라 집시’를 열었다. 다시 읽어도 시는 정열적이고 낭만적이다. 따분한 일상생활의 실증과 권태와 우울을 버리고 자유분방하게 뻗어가는 상상이 그것이 비현실적이고 150년 전의 남의 나라 이야기이고 남의 나라 시인의 시라는 생각을 잊게 한다. 나도 나를 압박하고 있는 현실과 세속적 생활을 박차고 죽기 전에 하나의 자유로운 진실을 담은 그와 같은 정열적이고 낭만적인 시를 쓰고 싶다. ‘스칼라 집시’를 읽으면서 CD속,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을 틀었다. 같이 집시를 주제로 한 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곡과 시가 안정보다는 충돌을 일으켰다. 곡이 너무 짧고 너무 자극적이고 너무 진하다. 그러나 그러면서 곡과 시는 같이 집시를 과장하고 이상화한 예술적 공통점이 있었다. 시대착오적인 과장과 흥분이지만 그러나 그 정열과 낭만 속에 내가 찾는 시의 진실이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확실히 시대착오적인 로맨티스트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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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F1대회가 또 다시 악재를 만났다. 인천시가 영종도에 국제 자동차 경주장 건립을 재추진하겠다고 나선 모양이다. 미리 결론을 말하면, 인천시의 자동차 경주장 건립 계획은 당장 철회돼야 마땅하다. 그에 대한 이유는 많다. 먼저 수도권 집중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오고 있고, 최근 세종시 논란까지 겹쳐지면서 인천시의 자동차 경주장 건립 추진은 ▲중복 투자 ▲지방에 대한 배려 부족 ▲수도권 편식 심화 등 또 다른 차별을 낳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터 스포츠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대형 자동차 경주장이 들어설 경우 전남 F1대회는 ‘반쪽짜리 국제대회’로 전락할 것은 불 보듯하다. 뿐만 아니라, 그렇잖아도 F1 대회에 대한 정부지원이 미미한 상황에서 인천시의 이같은 결정으로 인해 당장 10월 영암에서 개최되는 F1대회의 집중력 분산도 불문가지다. 현재 인천시는 영종도 덕교동 오성산 일대 절토지 100만㎡에 국제공인 자동차 경주장과 자동차 경주 관련 산업을 복합화한 ‘모터테인먼트 파크’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당초 이 곳은 인천시가 경마장을 유치하려던 계획이었으나 무산되자 경마장 유치에 앞서 수 년 전부터 검토했었던 국내외 자동차 경주대회 유치사업을 다시 추켜든 것이다. 인천시는 전남 F1 대회를 의식해 영암 F1 경주장과는 달리 F1 대회 보다는 규모가 작은 A1이나 F3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을 건설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영암 F1 경주장도 오래전부터 이들 대회 유치에 나서고 있던 터여서 전남도의 F1 경주장 활용 구상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특히 전남도가 1년에 3일 밖에 열리지 않는 F1 대회를 감안, 나머지 기간에 F3 대회나 국내 자동차 경주대회 등의 유치를 위해 팔방으로 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에 자동차 경주장이 세워질 경우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영암의 F1 경주장이 타격을 받을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전남 F1 대회가 불과 8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인천시가 ‘자동차 경주장 건립’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도리에 맞지 않다. 이 문제는 정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만약 이를 방치하면 전남도는 물론이거니와 인천시에도 득이 될 게 없다. 서로가 ‘공멸’을 자초하기 전에 정부가 손을 써 주길 바란다. 정부의 조정은 빠를수록 좋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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格(탐구할 격) 物(만물 물) 致(이를 치) 知(알 지)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앎을 이룩한다’는 뜻이다. 남송(南宋) 때 주희(朱熹, 1130~1200)가 『예기禮記』의 제42편을 별도로 독립시켜 편집한 『대학大學』팔조목(八條目)에 나온다. 『大學』은 유교의 교리를 간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중심은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에 있다. 격물치지는 팔조목의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중에서 격물과 치지를 합친 것으로 줄여서 격치(格致)라고도 한다. 팔조목은 삼강령 곧 ‘밝은 덕을 밝히고(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하며(新民)’, ‘더없이 훌륭한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止於至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나라를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몸을 닦고,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뜻을 성실히 하고,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지식과 견문 배우기를 매우 지극히 하고, 지식과 견문 배우기를 매우 지극히 하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데 있다.”고 하여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사물의 참된 모습을 밝혀 분명하고 명확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격물치지에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될 것은 앎의 자세이다. 앎은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계를 하나둘씩 밟아나가는 점진적인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설익다만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얄팍한 지식은 처음엔 그럴 듯해 보이지만 곧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격물치지로 오롯한 앎을 이룰 때 맑고 향기롭다. 오롯한 앎은 사물과 만난 내면의 자아(自我)가 깊이 생각하고, 살피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깊이 숙성된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꽃과 풀들도, 무심히 놓인 돌멩이조차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지 않는가.
칼럼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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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119구급대원들이 구급활동을 수반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신고자인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행당하는 사례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구급대원 폭행 및 차량파손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공무집행방해죄를 물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추가로 지난해 말 소방 관련법을 개정 정당한 이유 없이 구급활동을 포함한 소방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는 첫 날부터 구급대원이 폭행당하는 불상사로 인해 일각에서는 법적인 실효성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현장 폭행방지 대응방법을 개선하면서 구급활동에 임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급활동 중 폭행사고 유발자를 통계적으로 살펴볼 때 거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부류로 취객(48.6%)을 들 수 있다. 설사 현장에서 폭행사고에 직접 연류되지 않은 취객의 경우도 상당수 폭언·욕설 및 폭력 등을 행사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 응급환자 이송 중 구급대원을 향한 폭력행위가 눈에 비춰진 일부 표면만으로 해석된다면 소방활동상의 국한된 문제일 수 있다. 허나 이는 소방만의 문제가 아닌 경찰 및 응급의료기관이 일선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취객을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찰직무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일부 치안센터측에서는 소방처럼 들 것이 없다는 이유 혹은 의료기관에는 잠재적인 응급환자가 아니냐는 이유만으로 취객을 떠맡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또한 치안센터가 아닌 소방119구급차 등을 통해 병원 응급실에 떠맡겨진 취객의 경우 장소를 막론하고 난동을 부리며 의료행위를 방해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쉬쉬하고 떠 넘길 문제가 아님에도 관련 격무에 시달려 왔다는 이유로 모른 채 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알코올 질환을 전담하는 응급의료기관의 개설 및 응급 격리소 등을 따로 마련하고 무거운 형량과 벌금만 앞세워 논하지 말고 의료기관 방문 시 음주측정을 필수로 하여 음주 측정수치에 따라 추가적 의료비 혹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경각심을 길러줄 수 있는 법적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 추가로 경찰 측에는 소란피우는 취객을 보다 능동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강제력을 부여하고 소방 구급활동에서는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 유료화를 실시, 순수 응급환자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내세워야 한다. 어쩌면, 다른 것 같은 취객과 점차 불거지는 구급대 폭력 문제는 한편으로 많은 연관성이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있어, 경찰·소방·의료기관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서로 타협하고 논의한다면 마땅히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아무쪼록 응급환자를 가장한 취객과 그들이 빚어낸 얼룩진 상처가 조속히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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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때가 때인지라 입지자들의 이름이 헤아릴 수 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다시피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는 개정된 정치관계법에 따라 유권자 한 사람이 8장의 투표 용지에 기표하는 ‘1인 8표제’가 처음으로 시행된다. 위로는 광역단체장에서부터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광역 비례대표 의원, 기초의회 의원, 기초 비례대표 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선출에 이르기까지 선거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처럼 선거의 종류가 많다 보니 손꼽혀지는 인물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풀뿌리 민주선거에서 많은 정치인들의 등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보통 머리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복잡한 선거법 등으로 입지자들의 신상공개가 구체적이지 못한데다 정책, 능력 등의 검증이 쉽지 않아 선거에서 수많은 인물의 비교 선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는 다음 달 2일 그 서막이 오른다. 이날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은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사람은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유권자에게 전화나 홍보물 발송, 이메일·문자메시지 발송 등 제한적인 방법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지사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등록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역 단체장은 사퇴할 필요가 없으며 등록시점부터 선거일까지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이번에 개정된 정치관계법 특징은 후보자의 선거운동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예비후보자는 전화 통화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5회 이내의 범위에서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고, 어깨띠 착용도 가능해졌다. 개정된 정치관계법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지사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즉 시·도지사 출마를 위해선 오는 3월 4일까지 국회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을 뿐더러,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 이는 입지자들의 이중적인 행보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선관위의 의지로 읽혀진다. 현재 광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예정인 후보군은 현직 박광태 광주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강운태(광주 남구), 이용섭(광주 광산을), 조영택 국회의원(광주 서갑)과 전갑길 광산구청장, 양형일 전 국회의원, 정찬용 참여정부 인사수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전남도지사 선거 후보로는 현직 박준영 도지사와 민주당 주승용 국회의원(전남 여수을),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강운태·이용섭·조영택·주승용 의원의 고민이 만만찮을 것 같다. 민주당 공천 경쟁이 치열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프리미엄이나 다름없는 ‘국회의원직’을 내놓는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렵게 얻어낸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이 시점에서 그들에게 주문하고픈 게 있다. 위정자는 모름지기 사회의 주도층이고 국민을 대리·대표하는 존재다. 이에 걸맞게 주민의 모범이 되는 도덕적 양심가여야 하고, 선비적 지조를 가진 당찬 인간이어야 한다. 또한 아무리 큰 이익이 눈앞에 보여도 의롭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말고, 오로지 정의와 정도를 걷는 의인이고 지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바에 아예 선거에 나서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시·도지사 선거 출마의 결심을 굳혔다면 국회의원직을 과감히 버리고 예비후보자 등록을 통해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길 바란다.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는 그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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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를 전담할 조직위원회가 오늘 창립 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한다. 오늘 총회에선 조직위원회 운영의 근간이 되는 정관 제정에 이어 조직위원회를 이끌어갈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 등 임원이 선출되며, 2015 하계 U대회 준비 원년인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확정한다. 꾸려지는 2015 하계 U대회 조직위는 여야 정치인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과 체육인 등 각계의 대표급 인사들이 위원으로 대거 참여할 것이라니 반갑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니 만큼, 원활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각계의 힘을 모으는 건 당연한 일이겠다. 2015 U대회 조직위는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에 근거한 특수법인 형태를 띤다. 산하에는 실무기구인 사무처를 두고 2015년까지 경기장 시설과 선수촌 등 대회 인프라 조성과 경기프로그램 등 각종 행사 계획 수립과 대회 마케팅 등 제반사항을 담당한다. 아울러 조직위는 지원특별법을 근거로 대회 운영 예산과 수익사업 등 재정계획을 마련, 국내·외 홍보활동을 비롯한 대회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주최하는 각종 컨퍼런스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유치해 국제대회 개최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란다. 이로써 출항 준비는 끝났고, 목적지까지의 항해만 남았다. 물론 여기엔 고난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2015 하계 U대회 유치 때 보여준 광주시민의 열의만 지속된다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 본다. 광주는 U대회 개최를 통해 도시의 가치 향상은 물론 ‘광주’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5년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광주의 교통, 통신, 고급 숙박시설 등 사회 간접시설에 대한 투자도 증대될 것이며, 생산·고용·부가가치 등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다시피 2015 하계 U대회는 광주에서 치러지는 세계 젊은이들의 큰 잔치다. 때문에 손님맞이를 위한 지역민들의 자세와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대통령과 정치권, 그리고 정부 부처가 하계 U대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에 지역민들의 성원만 더해진다면 U대회의 성공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문화도시’ 광주의 명예를 드높이는 데 지역민들의 힘이 필요한 때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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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본받을 법) 古(옛 고) 創(만들 창) 新(새 신)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이다. 조선후기의 대문호인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 1737~1805)이 제자인 초정 박제가(楚亭 朴齊家, 1750~1805)의 문집 『초정집』서문에서 한 말이다. 원래 ‘옛것을 본받되 변화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되 법도에 맞게 하라.(法古而知變 創新而能典)’에서 나온 것을 줄여서 법고창신이라 한다. 공자(孔子)가 말한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 내용은 전혀 다르다. 공자는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아는 것으로 선생됨의 자질을 말했다면, 연암은 문장을 지을 때 ‘옛것’과 ‘지금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고 있다. 선진양한(先秦兩漢)과 사서삼경(四書三經) 그리고 제자백가(諸子百家) 등 오로지 옛글의 법도만을 본받고자 하는 풍토에 대해 연암은 마뜩치 않게 생각했다. 연암은 ‘옛글’은 옛시대의 정신으로 쓰였기 때문에 가치가 있듯이 ‘지금글’은 지금시대의 정신으로 쓸 때 훗날 ‘옛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지금의 정신을 ‘지금글’로 쓰지 않고 오로지 ‘옛글’의 언어로만 표현하고 있으니 내용은 담지 못하고 형식만을 추구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암은 왕망(王莽, BC45-25)을 예로 든다. 그가 전한(前漢)을 무너뜨리고 신(新)나라를 세울 때 주(周)나라 때의 예악문물을 전범(典範)으로 삼아 제도를 정비하여 태평성대를 누리고자 했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결코 태평성대를 이룰 수는 없었다. 주공(周公)과 문왕(文王) 그리고 무왕(武王)처럼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마음이 없었기에 오래잖아 망하고 말았다. 왕망이 망한 것은 주나라의 제도를 그 시대에 맞게 새롭게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왕망은 ‘옛것’을 알지[知] 못했고, ‘지금것’으로 바꾸지[變] 못했기에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겉만 같다고 속까지 같을 수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옛것’이 아닌 ‘지금것’이다. ‘지금것’은 새로움이 담겨야 가치가 있다. 이 또한 ‘옛것’에서 바탕을 두고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