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119명 중 7명 복귀
조선대병원도 113명 중 7명만
병상가동률 40%대·차질 여전
정부 업무복귀 시한 오늘이 고비

 

장기화하는 전공의 이탈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는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29일까지 하루가 광주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전공의들의 복귀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정부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을 경우 사법처리는 불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지역 의료계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주까지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 119명 중 7명이 복귀했고 조선대병원도 113명 중 7명만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기독병원은 31명 중 단 한명도 복귀하지 않았다.

전공의 공백 사태가 8일째 접어들면서 지역 의료 시스템의 도미노 붕괴 조짐이 확연해지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전체 병상수 1천130개 중 약 30%정도만 가동되는 상황이다. 수술의 경우(응급수술 제외)도 평소 대비 40%대로 하락했다.

조선대병원도 사정은 비슷하다. 총 849 병상 중 실제 가동되는 병상수는 400여개 정도로 파악됐다. 전공의가 없다 보니 환자의 상태에 따라 2차 병원으로 전원을 권유하거나, 퇴원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 병원측 설명이다.

그나마 응급실 등 긴급을 요하는 환자들의 진료는 평소와 다름없이 유지되곤 있지만 이 마저도 버티기 버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투입된 의료진들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의료공백은 불법을 용인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의사 면허를 소지해야 할 수 있는 업무에 간호사들이 투입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27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는 응급환자 모습. /윤태민 수습기자 ytm@namdonews.com

3차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몰리면서 2차 병원들 역시 병상이 포화상태에 빠져있다. 그야말로 의료시스템의 카오스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27일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 제발 이 사태를 끝내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이 글에서 조 교수는 “다 잡아다 감방에 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나”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며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뭔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나간다. 나이까지 먹어서 이제는 진짜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라고 호소했다.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인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의대정원 2천명 확대 방침에 대해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29일로 정한 기안 내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선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단 입장도 다시한번 강조했다.

경찰 역시 복지부가 고발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겠단 방침이다.

강대강 양상이 장기화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역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은 한계점에 다다른듯 싶다”며 “명확한 건 전공의들이 오지 않는다면 결국 다음수순은 병원을 닫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합의점을 빨리 도출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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