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태(한국투명성기구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김범태 한국투명성기구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정부의 의대생 2,000명 증원에 대한 반발로 대학병원 등 대한 의사협회 소속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의료대란이 불을 보듯 뻔한 이번 집단행동을 보고 과연 의사들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불쑥 국민 대다수가 환영할 수밖에 없는 정부 당국의 의사 수 증원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특히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을 택했더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사들의 집단 반발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해당사자인 의사들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장래 자신들의 밥그릇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의사 수 증원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밀어붙이기 행정이 아쉽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드러난 이번 사태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5년여 오랜 기간 간병을 했었던 보호자로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하여 심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환자나 보호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으로 의료진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기도 하고 궁금한 것에 대하여 여러 가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그러나 모든 의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를 불평불만으로 여긴 나머지 환자나 보호자를 조리돌림하기도 한다.

누구라도 병이 생길 수 있고 보호자의 위치에 설 수 있지만 병원에서 의료진, 특히 일부 의사들의 갑질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먼저 지적하고자 한다.

이런 현상은 극히 일부 병원에서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인술을 베풀고 있는 병원도 많지만 거의 모든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환자나 보호자들은 느끼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의사가 부족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의사도 인간인지라 환자를 보는데 중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갑질 아닌 갑질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응급센터나 야간의 긴급한 상황에서 의사의 조력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나 다를 바 없다.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결국 간호사라도 찾을 수밖에 없고 간호사는 의사의 처방전이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진료행위를 할 수도 없으므로 결국 환자와 보호자만 애간장을 태우기 일쑤다.

예컨대 야간의 경우 아주 단순한 진료행위임에도 의사가 부족하므로 당직 의사가 담당하는 모든 병실을 돌다 보면 결국 환자는 제때 처치를 받지 못하여 더욱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적어도 의사가 충분하다면 의사의 피로도가 낮아져 충분한 진료와 처치가 이루어질 수 있고 의사가 환자나 보호자와의 소통이 제대로 돼서 환자의 치유에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환자와 의사의 대면 진료가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짧다 보니 환자는 정신적으로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번 의사 수 증원에 대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벌이는 무모한 행위로서 명분도 없고 당위성도 없다는 점에서 즉각 철회되어야 하고, 정부 당국 또한 충분한 대화로 이 국면을 슬기롭게 해결하여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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