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남도일보 동부취재본부 기자)

 

양준혁 남도일보 동부취재본부 기자

지난해 현 부서로 발령받은 뒤 가장 처음으로 마주한 현안은 창사 55년만에 첫 파업 위기감이 고조되던 포스코였다. 당시 현지 지리도 익숙하지 않던 때였지만 인터넷과 택시 기사께 물어물어 포스코 쟁의대책위원회 발대식 현장을 찾아갔었다.

포스코 노조 쟁대위 출범 이후 극적으로 재진행된 임단협 협상까지 결렬되는 등 파업이 코앞까지 온 분위기였다. 특히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노사 양측 간 타협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정보를 전해들었을 땐 ‘창사 첫 파업 현실화’란 제목의 기사를 써야 하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극적으로 지난해 11월을 여는 새벽과 함께 노사합의가 이뤄졌고 장장 6개월 간 이어지던 2023 포스코 임단협은 양측 합의로 마무리됐다.

포스코 임단협 외에도 지난해 5월말 광양제철소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비롯한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제철소 앞에서 망루농성을 벌이다 경찰의 진압과정 중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관계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망루농성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광양제철소 하청업체인 포트엘(주)노동자들이 6월 10일 임금협약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직장폐쇄를 선언하며 공방을 이어가다 3개월만에 합의했다.

전문건설인협의회와 플랜트노조도 휴게시간과 임금문제 등을 두고 날을 세웠다. 당시 전문건설인협의회는 노조 측이 실질적으로 하루 평균 4시간 일하고 수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노조는 협의회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해 양측 간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언급한 분쟁들은 다행히 노사 양측이 타협점을 찾아 지난해 모두 합의가 완료됐다.

지금이야 이렇게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며 기자현장을 쓰고 있지만 노사 간 갈등이 한창일 땐 기자도 덩달아 숨을 죽이며 밤낮으로 노사 양측 동향을 주시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매년 임금 및 복지문제 등을 두고 벌이는 노사 협상이 필연적인 부분이라고 하지만 올해는 과격한 사태나 쟁의활동 없이 지난해보단 편안한 임단협 테이블이 광양시 산업현장에 차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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