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 수준 황토집에서 운치·정취 만끽 ‘맛’ 힐링
광주 외곽 외진 곳에 위치 오직 맛으로만 승부
음식점 방문객 상당수가 수 년째 ‘골수 단골’
야외 물레방아·정자 등 ‘한 폭의 수채화’ 느낌
신선한 원육 장성서 큰아버지가 수시로 공급
타지않고 속부터 ‘촉촉’하게 익는 비장탄사용
오리와 곁들어 먹는 무짱아찌 묵은김치 백미
열무 등 싱싱한 친환경 쌈채소 직접 텃밭재배
서브메뉴 ‘흑마늘돼지갈비’도 최상퀄리티 자랑
오리뼈 육수 고운 후식 ‘녹두죽’ 뒷맛까지 개운

 

오리구이 한상

옛 어르신들 말에 오리고기는 남의 입에 들어가는 것도 뺏어 먹으라 했으며 닭고기는 내돈을 주고 서라도 먹고, 돼지고기는 남이 사주면 먹고, 소고기는 공짜로 사줘도 먹지 말라 했다. 이는 어르신들이 오리고기에 대한 가치평가를 높게 했다는 것을 침작케 한다. 이런 속설은 다양한 해석이 분분한데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것은 의학적으로 소고기기름에 비해 오리기름이 건강에 조금이나마 이롭다는 것에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소나 돼지·닭에 비해 불포화지방산이 2~3배 가량 높고, 기름 분해 및 배출이 용이해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각종 TV매스컴과 건강의학프로그램에서도 의사와 식품관련 전문가 등이 다수 출연해 이와 비슷한 말로 오리고기를 권장하기도 해 어르신들 말이 완전히 틀리다곤 할 수 없을 듯 하다.
 

남광농원 전경

 

 

 

물레방아

 

 

 

정자

 

◇ 오리숯불구이 대명사

광주는 오리고기로 유명한 3대장(?)이 있다. 전통적으로 가장 유명세를 많이 탄 서구 매월동 ‘매월농원’과 도심 속에서 가장 접하기 수월한 남구 봉선동 ‘봉선골오리의집’ 그리고 도심지에서 상당히 떨어진 광산구 산정동의 남광농원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광주지역 각 구마다 오리구이 맛집으로 통한 로컬음식점도 상당수 있지만, 가장 인지도 높고 온라인 블러거들 사이에 입소문이 탄 음식점은 이들 3곳이 가장 유명하다.

이 가운데 남광농원은 행정구역상 광주지역에 위치하지만 막상 방문해 보면 광주가 아닌 느낌이 물씬 풍긴다. 산골 수준의 장소에 터를 잡는 탓에, 오직 맛으로만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상당히 많은 단골들이 먼 길을 마다 않고 주로 방문하곤 한다.

당초, 남광농원의 역사는 대단지 아파트로 현재 빼곡히 채워진 서구 금호동에서 시작됐다. 그 시절이 대략 1990년대 중반이며 맛집 애호가들 사이에선 오리숯불구이 전문점으로 상당히 유명세를 떨치던 곳이다.

이 곳 역시 외진 지역으로 비포장도로에 방문하기 상당히 까탈스런 음식점 이었다. 간판 그대로 ‘농원’ 개념이다. 주변 자연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운치 있고, 정취가 느껴진 테마로 음식점이 운영된 것으로 기억된다.

현재 남광농원은 음식점을 들어가는 초입구부터 난감한 입장에 처한다. 주변이 온통 논 밭에 휩 쌓여 좁은 농로 등을 지나 도착해야 한다. 주차장 주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소나무 등의 조경수가 화려하진 않지만, 음식점 주변을 정갈하게 둘러 운치가 있다. 음식점 야외 한 켠엔 물레방아가 돌고, 정자도 마련돼 한 폭의 수채화 느낌이 아깝지 않다. 소나무 조경수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나주 목재 그리고 황토 등으로 빚어낸 식당 내외부는 음식점 대표의 운영 철학이 엿보인다. 고택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이런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미뤄 짐작해 본다.

남광농원은 가족 경영을 한다. 현재의 남광농원 명성을 일궈낸 1세대 최용석 대표가 건강상 이유로 자릴 비워, 아들인 최동혁씨(31)가 몇해 전부터 경영을 도맡아 이끌고 있다. 어머니는 주방에서, 동생과 친구 등은 각각 홀서핑과 숯불 등을 피우고 관리한다. 음식점 내·외부는 300석 이상의 대형 규모지만 최 대표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주문부터 서핑까지 일당백 역할을 자임한다. 20대 중반부터 아버지가 하던 음식점 일을 조금씩 돕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아버지 역할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

 

 

 

 

구워지는 오리고기

 

 

 

내부모습

 

 

 

메뉴

 

 

 

내부모습2

 

 

 

신선한 쌈채소

 

 

 

외부전경

 

 

 

흑마늘돼지갈비

 

 

 

오리 녹두죽

 

◇ ‘맛’ 힐링 최적 장소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맛’이다. 그 맛은 신선한 재료에서부터 비롯된다. 최 대표 큰아버지가 전남 장성서 직접 친환경으로 오리농장을 운영하면서 조카 최 대표에게 신선한 원육을 수시로 공급한다.

이 때문인지 오리고기가 때갈부터 신선함이 제대로 느껴진다. 남광농원은 주문과 동시에 생오리를 손질해 손님상에 내어진다. 살코기와 지방 그리고 껍질이 최적의 조합을 이뤄 시각부터 이미 상당한 자극이 올라온다.

숯불구이는 무엇보다 숯 자체가 좋아야 한다. 이곳은 고기가 타지 않고, 속부터 촉촉하게 익는 비장탄을 사용한다. 백탄과 함께 비장탄은 여타 다른 숯에 비해 밀도가 높고, 단단한 특징이 있어 바베큐 용도로 최적의 쓰임새를 자랑한다. 생오리와 곁들어 먹는 무짱아찌와 묵은 김치 또한 백미다. 배추와 상추 그리고 열무 등의 싱싱한 친환경 쌈채소 등은 직접 텃밭에서 재배해 손님상으로 향한다. 생오리 위에 뿌려진 소금은 신안에서 직접 천일염으로 공수된다. 오리구이 맛을 극대화 시키는 특유의 마늘간장 소스도 입맛을 당기게 한다.

이곳의 별미이자 서브메뉴인 흑마늘돼지갈비도 생오리구이 못지 않게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흑마늘돼지갈비는 흑마늘을 푹고아 제대로 숙성한 소스에 생돼지갈비를 넉넉히 버무려 냉장고에 일정시간을 거친 뒤 완성된다. 부담스럽지 않은 찐한 양념과 양질의 돼지갈비가 만나 제대로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흑마늘 특유의 단맛이 돼지 잡내를 완벽히 잡아내고, 육질까지 부드럽게 만들어 최적의 맛으로 연결된다. 후식으로 나온 녹두죽은 오리기름의 느끼한 뒷 맛을 개운하게 만든다. 오리뼈 육수에 깨와 녹두의 환상 조합을 혀끝으로 만끽할 수 있다.

남광농원은 야외 퍼포먼스도 최고 수준이다. 소나무 등 각종 조경수로 멋을 더하고, 고택 수준의 미학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고즈넉한 정자에서 한 없이 돌고있는 물레방아 모습에 멍 때리며, 식후에 차 한잔을 즐기는 여유는 또 다른 힐링 포인트다.

/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
※남도일보는 ‘남도 맛집’ 취재와 관련, 어떠한 광고도 요구하거나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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