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만 7조 5천억 …누적적자 21조8천여억
1~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영업 손실 기록
4분기도 전력 도매가 300원 육박 ‘사상 최고’

 

한전 본사 전경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올해 30조원 적자 문제가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22조원에 육박하면서 우려했던 한전 경영 상황은 수치상으로 확인된 지표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전 경영악화 문제는 고스란히 국민들과 산업현장에 불똥이 튀어 전기요금 대폭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14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분기(7~9월)에 7조5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현재까지 21조 8천342억원 누적적자를 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 각각 7조 7천869억원·6조 5천164억원의 적자를 본 데 이어 3분기는 전분기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7조 5천30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영업손실이다.

한전의 올해 3분기까지 전기 판매 수익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3.7% 증가하고 요금 조정으로 판매 단가가 8.2% 상승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5조 4천386억원(12.8%) 늘어난 47조 9천56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회사 연료비가 10조 8천103억원·민간 발전사 전력 구입비가 15조729억원 증가하는 등 관련비용은 훨씬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전력 도매가격(SMP)이 두 배 이상 상승한 결과다.

현재 한전의 지독한 적자는 발전사로부터 비싸게 전력을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싸게 파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전은 올 1~8월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킬로와트시(㎾h)당 평균 144.9원에 구입해 116.4원에 판매했다. ㎾h당 28.5원씩 손해를 보며 판매 한 셈이다. 특히, 전력판매량 증가와 요금조정에도 한전 매출액은 6조 6천181억원에 그치고,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급등 등으로 27조3천283억원 늘어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전은 4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연료비·전력 구매비는 크게 늘었지만, 전기요금 인상은 상대적으로 억제되며 전력 판매가격이 그 만큼 인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4분기가 시작한 지난달 전력도매가격은 ㎾h당 평균 253.25원이었으며 지난달 한때 ㎾h당 300원대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전력도매가격이 월 평균 300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해 내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한전은 글로벌 에너지 위기 지속에 따른 대규모 적자 누적과 이로 인한 재무 구조의 급격한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건전화 계획에 따라 비핵심자산 매각·투자 사업 시기 조정·전력공급 비용 관리 강화 등 향후 5년간 총 14조 3천억원의 재무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차입금 증가로 사채 발행 한도 초과가 예상돼 한전법 개정을 통해 한도를 높이고, 은행차입 확대 등 차입 재원을 다변화해 안정적 전력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차질없이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가격신호의 적기 제공을 통한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고,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과 연계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정상화 및 관련 제도개선을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고광민 기자 ef799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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