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중에 수분함량이 파격적으로 높은 것이 한국음식임은 익히 알려진 상식. 그중 빈곤했던 시절 많은 사람이 적은 분량의 식품으로도 생존하기 위해서, 혹은 공동체 사람과 나눠먹는 동질성을 확인하기 위해 발달해 온 것이 바로 ‘탕’이다.
‘탕’이라함은 고기나 조개, 생선 등의 재료에 함유된 아미노산 등의 감칠맛 성분을 물에 우려낸 국물이 이용된 음식으로 갖은 정성으로 만들어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당연한 사실. 이중 ‘해물탕’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서론이 너무 길면 음식 맛이 그만큼 떨어지지 않을까 앞서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이쯤에서 접고, 지금부터 맛있는 해물탕집을 소개한다.
먼저, 이곳의 해물탕은 무엇보다 싱싱함을 가장 기본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언질한다.
광주 남구 봉선동 구 5번버스 종점이었던 이곳 거리 모퉁이에 자리한 ‘군산해물탕’.
식당안으로 들어서기전 입구에는 갖가지 해물이 들어있는 커다란 수족관이 자리하고 있다. 바닷물과 같은 적정온도에 맞춰진 수족관 안에 들어있는 해물들은 소라, 모시조개, 꽃게, 대합, 낙지, 생합, 맛, 바지락 등 갖가지다. 자리하고 있는 모습부터 웃음을 짓게 하는데…. 길다란 다리를 ‘쩍쩍’ 늘어뜨리며 물속에서 활개하는 치는 낙지, 유리벽에 빈틈없이 붙어있는 소라, 딱딱한 갑옷안에 머리만 쏘옥 내밀고 헤엄치는 대합, 나비가 날개짓을 하듯 양 집게다리를 위아래로 휘저으며 군림하려드는 꽃게 등 손님들에게 싱싱한 해물만을 사용함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주인 김주찬씨(49)의 자신감 가득한 생각이다.
이 모든 해물들은 김씨가 매일 이른 새벽 수산시장에 나가 산지에서 직송해오는 것들을 구입해다 보관하고 있다. 문을 연지 1년도 채 되지않았지만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해물구경을 끝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아담하면서도 깨끗한 분위기가 상쾌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룸과 홀을 합해 6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넓지만 어수선한 느낌은 없다.
‘군산해물탕’의 모든 요리는 주방장이자 안주인인 이정희씨(48)가 담당한다. 근 2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하며 찜과, 해장국, 한정식 등 안해본 음식이 없을 정도로 요리에 만능인 이씨. 대구탕, 아구찜, 해물탕, 복탕, 꽃게탕 등 모든 요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저만의 독특한 비법으로 만든 해물탕을 일단 맛보면 다른식당은 가고싶어도 못 가실걸요”라며 자신감 또한 대단하다.
소개할 요리는 해물탕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가지런히 담겨진 갖가지 찬들과 함께 해물이 담긴 커다란 냄비가 뒤따라 나온다.
바지락이며 생합, 소라, 가리비, 오징어, 새우, 생선알 등 20가지가 족히 넘는 해물들과 콩나물,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 다대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씨의 손맛으로 완성이 된 ‘얼큰한 해물탕’의 주 비법인 육수가 담겨있다. 바글바글 끓으니 이씨가 팔딱대는 꽃게와 낙지를 가져온다. 탕안에 넣자마자 흠칫 놀랄정도로 힘차게 꼼지락 대는 낙지. 잔인하기도 하지만 맛있는 낙지를 먹지위해서는 밖으로 삐져나오지 못하도록 뚜껑을 꼭닫고 힘껏 눌러줄 수 밖에 없다.
완성이 된 해물탕은 그야말로 맛이 기가막히다. 신선도가 높은 조개류와 연체류, 갑각류 등 20∼30종의 해물을 우려낸 국물은 한숟갈에 숙취가 제거될 만큼 얼큰한데다 잘 익혀진 신선한 해물살들 또한 직접 먹어보지 않고는 그 맛을 느낄 수 없지 않을까.
해물들을 모두 먹고나면 더이상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배가 부르겠지만, 국물 또한 그냥 버리고 가기는 아깝다. 얼큰한 국물덕에 밥 한공기마저 뚝딱 해치워 버린다. 식사가 끝난후 서비스로 제공되는 커피 한잔이면 입안도 깔끔해지고 비로소 한끼 식사 완성이다.
‘군산해물탕’은 많은 해물들과 싱싱함의 정도에 비해 단가가 저렴한 편이다. 5∼6명이 충분이 먹을 수 있는 대(大) 크기가 4만8천원, 3∼4명이 먹을 수 있는 중(中) 크기는 3만8천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며, 20여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문의, 062-654-2080).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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