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1인분 값에 원하는 부위를 모두 먹을 수 있다면….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 자리한 ‘통나무’. 식당 이름 만큼이나 건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깊은 산 속 조용하게 서 있는 통나무 산장을 보는듯한 포근한 느낌이 전해진다.
마당 깊숙이 들어가 있는 통나무 건물 위에는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기와가 지붕에 얹어있고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마당에는 3∼4개의 통나무 식탁과 가을이면 주렁주렁 감이 열린다는 커다란 감나무, 그리고 주인 홍칠희씨(45)가 직접 만들었다는 ‘세상에서 하나 뿐인’ 대통방아와 미니 연못은 찾아오는 손님들의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다.
‘통나무’에서 자랑스럽게 추천하고 있는 메뉴가 있으니, ‘퓨전 왕돼지 한판’이다. 돼지의 각 부위별 성격에 맞춰 요리법을 틀리게 해 총 9가지의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목삼겹살을 비롯해 삼겹살, 안심 생강장구이, 양념돼지갈비, 찹쌀찜밥, 족발, 돈가스, 머릿고기, 양념불백 등 9가지가 동시에 나온다.
특히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은, 이 모든 요리가 동시에 담겨져 나오는 나무 도마다. ‘통나무’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이 도마는 보기드물게 육송으로 만들어져 단단하기까지 하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이 도마위에 커다란 돼지가 한마리 그려져 있다는 것.
돼지는 부위별로 나뉘어 각각의 이름이 쓰여 있는데 부위별 이름에 맞게 그 위에 고기를 올려놓고 내온다.
단순히 재미로만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아니다. 가족들과 함께 찾아온 고객들을 위한 홍씨의 특별 배려인 셈. 요리를 다 먹을때마다 그 부위의 이름이 보일지니, 아이들이 방금 자신이 먹은 고기가 돼지의 어느 부위인지 알 수 있는 공부가 되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공부도 하고, 재미도 느끼니 이 보다 좋을 수 있을까.
또 한가지의 장점은 고기를 굽는 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데 있다.
삼겹살이나 목심을 굽는 동안에 미리 요리되어져 나오는 머리고기나 돈가스, 족발, 양념불백 등을 시식할 수가 있다.
흔치 않은 몇 가지의 요리를 소개하자면, 먼저 가장 먹기좋고 맛깔스럽게 생긴 ‘참쌀찜밥’. 돼지고기중 등심 부위로 만들었다. 등심살을 곱게 다져 놓고, 찹쌀은 5시간 물에 불린 후 물기를 닦아놓아야 한다. 넓은 그릇에 다진 고기와 마늘, 파, 생강, 깨소금, 참기름, 후추 등을 넣어 끈기가 생길때까지 치댄 후 호두알 크기로 둥글게 빚는다. 이 위에 준비한 찹쌀을 골고루 묻게 한 후 찜통에 넣고 10∼12분간 쪄서 마지막으로 케찹을 살짝 얹으면 빚깔곱고 먹음직스러운 ‘돼지고기 찹쌀찜밥’ 완성이다. 같은 등심부위로 만든 돈가스와 함께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는 메뉴로 꼽힌다.
다음은, 안심부위로 만든 ‘돼지 생강장 구이’. 고기는 5㎜정도의 얇은 두께로 입 안에 넣기 적당한 크기로 썰은 후 칼등으로 부드럽게 두들겨 놓는다. 생강과 간장 양념을 냄비에 담아 약한 불로 1시간가량 끓인후 거즈에 받쳐놓는다. 준비해 둔 얇게 썬 고기를 한장 한장 생강·간장 양념에 발라 재운후 달궈진 후라이판에 구워낸 후 통깨로 뿌려주면 완성. 다른 요리에 비해 손이 많이 들어간 정성스런 요리인 만큼 맛도 좋다. 부드러운 고깃살이 어르신들도 좋아할 만 하다.
이외에도 쫀득쫀득한 족발과 돼지머릿고기도 맛이 뛰어나며 숯불에 구워먹는 목심과 삼겹살, 양념갈비 또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퓨전 왕돼지 한판’ 대(大) 크기(3∼4인분)는 3만원, 중(中) 크기(2∼3인분)는 2만5천원이다.
돌잔치나 회갑, 계모임하기에도 적당하며 특히 돌잔치에는 이벤트까지 마련해 준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예약문의, 376-5001)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기경범 기자 kgb@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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