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RE100’ 전남의 가까운 미래다

서영배(전남도 기업도시담당관실 개발기획팀장)

최근 들어 탄소 중립,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등 ‘기후변화 대응’과 이를 위한 이행과제인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의가 심심치 않게 화두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0월 28일 국회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988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창설된 이후, 1997년 교토의정서를 거쳐, 2015년 파리협정을 체결함에 따라 ‘신기후 체제’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고자 하는 목표가 각국 정부는 물론 비정부 부문에서도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다.

이미 각국 정부는 그린 뉴딜 (EU의 경우 그린 딜) 정책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불평등 타파, 녹색일자리를 동시에 목표로 하는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전략 중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전기에너지의 생산을 화석연료로부터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부존자원의 한계, 적정 부지, 주민수용성, 계통의 구비 및 전력공급의 안정성 등 많은 숙제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재생에너지 사용의 확대 및 그를 통한 그리드패리티 도달이 궁극적인 목표이고 과제일 것이다.

‘RE100’은 기업의 활동에 필요한 전기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받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2021년 3월 기준 29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이 캠페인에 국내 기업은 최근까지 참여 또는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2020년 9월 이후 제도화가 본격 추진되며, 2020년 12월~2021년 3월까지 상당 부분 제도가 정비되어 기업의 참여유인도 일정 부분 제고되었다.

전남은 우수한 품질의 바람에너지는 물론, 전국 최고 수준의 일조량을 자랑하는 햇빛 에너지의 보고로, 탄소중립의 핵심인 재생에너지 생산의 최적지나 풍부한 부존자원만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는 없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메가 트렌드를 전남 발전전략에 접목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가 있으며, 전남이 대기업 RE100 실현을 위한 발전 장소로만 아닌 환경적 기여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도민이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이 적용되어야 사업의 원활한 수행 및 확대 재생산이 가능하다. 재생에너지 자원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도시와 산업단지 그리고 발전단지를 하나로 묶는 ‘전남 RE100 Zone’의 조성도 검토해 볼만한 아젠다이다.

주민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도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쾌적한 환경을,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최적지를 제공해 줄 수 있다.

RE100 기업이 되기 위한 근본적인 조건은 충분한 재생에너지 공급이다. K-RE100에 재생에너지의 직간접 공급이 아닌, 요금제 등의 이행 수단이 마련되어 있으나, 해당 수단의 경우 입찰에 의한 물량 확보 불확실성, 타 이행 수단으로의 비용 수렴, 온실가스 감축 실적 불인정 및 배출권 가격 상승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거래 모델이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반 환경 변화에 따라서는 그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재생에너지의 보고인 전남은 결국 RE100기업의 전략적 투자지역으로 주목될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기업의 ESG 경영, 정답은 ‘전남에 있다’는 명제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전남과 유관기관들이 프론티어 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정부 역시 기후변화 대응의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는 단기적으로 보면 부담으로 와 닿을 수 있지만 조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우리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그리고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원천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그리고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도, 전남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구축과, 인접한 거리 내에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기업의 유치는 관련 기관 모두가 적극 검토·추진해야 할 프로젝트이다. 우리의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RE100이 다가올 수 있다. 전남의 가까운 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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