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목포시 - 시민단체, 끝없는 진실 공방
의혈단 - 목포시 노조간 비방 수위 최고조
공무원 폭력 행사 경찰 고소 당해 ‘망신살’
시민들 “소통 통한 해결 방안 필요” 지적

의혈단이 목포시청을 찾아가 그간 현안 사업에 관한 항의 및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독자제공

목포시가 꽤나 시끄럽다. 김종식 목포시장의 폭정을 중단시키겠다는 명분으로 뭉친 의혈단이란 이름의 목포 한 시민단체와 이들의 왜곡된 목소리를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목포시 공무원들간 ‘총성없는 전쟁’이 몇달째 지속되고 있어서다. 단순 입씨름을 넘어 인격 모독 및 신체적 충돌까지 발생하는 등 갈등의 수위도 깊어지고 있다.

의혈단은 연일 목포시를 향해 끝없는 숙제를 던지는데 반해 목포시는 그저 이상한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 ‘들을 가치조차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한 출구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혈단 or 목포시 공무원 ‘충돌’

최근 목포시청 한 공무원이 ‘목포시 어용노조’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비판 시위를 벌이던 의혈단 회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 경찰에 고소됐다. 공무원이 1인 시위에 나선 소시민을 상대로 한 행동이란 점에서 논란은 확산됐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반응 역시 차가웠다. 그동안 목포시가 추진해 오던 여러 현안 사업들의 논란들까지 서로 연결되면서 소위 바른말을 하는 시민을 마치 공무원이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

의혈단과 목포시 노조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3월 목포시노조(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목포시지부)의 최홍림 목포시의원 갑질논란 의혹에서 출발한다. 당시 목포시노조는 최 의원의 무분별한 자료요청과 폭언,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며 사과표명을 요구했다. 목포시정에 대한 가장 까탈스러운 의원을 향한 목포시노조 공격에 지역민심은 동요했고, 의혈단은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러 정황과 근거를 들며 ‘어용노조’라고 비난한 것도 이 무렵. 의혈단은 매일 플랭카드와 피켓을 이용한 1인 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다른 쪽에선 페이스북 등 SNS를 활용한 전천후 온라인 시위를 병행해 나갔다. 페이스북 조회수만 수 천건에 달할 만큼 지역 내 관심과 호응도 컸다.

목포시 노조도 강하게 맞불을 놨다. 통상 시민단체 시위의 경우 공무원이 직접 제재하거나 동요하지 않는 것과 달리 목포시노조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들(의혈단)의 주장은 모두 터무니없고 근거없는 조작단으로 규정, 의혈단을 소위 ‘또라이들’로 매도했다. 시위에 나선 의혈단 회원들을 밀치고, 플랭카드를 훼손하는 등 위협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로 대응했다. 경찰이 출동해 제지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앞선 폭력 사태 역시 이러한 충돌 과정속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목포시노조 한 관계자가 최홍림 목포시의원 갑질 및 막말 의혹을 제기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목포시 노조 제공

◇갈등 점화

의혈단과 목포시 노조 간 갈등이 지역사회 이슈로 자리한 것은 ‘명분’ 차이였다. 의혈단은 ‘잘못된 것은 바로 잡겠다’는 목표가 뚜렷하지만 목포시 노조의 그간 활동은 지역여론의 지지를 얻을 만큼의 확실한 ‘킬링 포인트’가 없었던 탓이다. 무언가 분명 ‘의혈단이 잘못됐다’며 입장 표명을 하면서도 정확한 근거를 입증하는데는 애매모호한 자세를 보인 점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더욱이 목포시노조의 단체행동이 과거 김 시장의 완도군수 재임 시절과 묘하게 엇갈리면서 여러 추측을 낳았다. ‘어용노조’논란의 불씨는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이는 김종식 시장 재임 이후 꾸준히 지적돼 온 ‘소통부재’와도 맞물리며 지역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목포시는 중요 현안문제를 추진할때마다 주민갈등에 몸살을 쳤다. 목포시생활폐기물소각장 설치 문제부터 ‘목포종합경기장 턴키방식 발주 의혹’, ‘고하도 목화체험장 조성 계약(협상에 의한 계약)방식 논란’,‘목포시 보건소장 임명 자격 문제’등 종류와 분야도 다양했다.

목포시는 이러한 문제가 나올때마다 해결 방안을 내놓는 것 대신 찬반으로 나뉜 여론을 보고 시에 우호적인 입장에 있는 쪽에 은근슬쩍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지역 목소리다. 이번 의혈단과 목포시 노조 갈등도 결과적으론 이와 맥을 같이 한다는 평이다.

◇대안없는 출구찾기

이번 의혈단과 목포시 노조간 갈등이 우려스러운 것은 출구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갈등을 해결해야 할 목포시 수뇌부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4월 한차례 대화의 장이 마련될 뻔했지만 김 시장측 반대로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이러는 사이 의혈단과 목포시 노조간 갈등은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의혈단은 목포시를 향한 더욱 강력한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의혈단의 그간 전적을 보면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의혈단은 2009년 이명박 정권시절 국민적 투쟁 속에서 거짓보도를 일삼은 한 보수언론을 공격목표로 탄생한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이 모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의 정부 및 해경 구조작전 실패를 비난한 20대 여성이 언론 등에 의한 악의성 여론조작 피해를 입자 275일간 투쟁을 펼쳐 최종 무죄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현 의혈단 단장은 ‘단지’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의혈단은 이번 목포시노조와 상황해결을 위한 실력행사에 본격 나섰다. 최근 의혈단 회원 중 일부는 목포시 노조 한 간부를 상대로 진실규명을 위한 시위를 전개중이다. 이와 별도로 시청 등에서 1인 시위를 병행하고 있다.

해당 간부는 의혈단을 정체불명의 단체로 명명하며 폄훼하는 성명을 내는 등 ‘의혈단 깎아 내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일부 특정세력들까지 합세, 의혈단을 내년지역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특정후보와 연관시키는 일종의‘색깔넣기’도 시도되고 있다. 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다.

목포에서 30여년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지역에 크고 작은 문제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피하지만 말고 시민이라면 누구나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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