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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5화>명당과 아기장사 (5) 장군대좌(將軍對坐)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5화>명당과 아기장사 (5) 장군대좌(將軍對坐)
<제5화>명당과 아기장사 (5) 장군대좌(將軍對坐)
그림/정경도(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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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정경도(한국화가)

추운 겨울도 가고 새로 봄이 돌아와 산에 들에 푸른 싹들이 돋아나고 사람 사는 골짜기마다 복숭아꽃 살구꽃 배꽃이 환하게 피어났다. 움츠렸던 산골의 물도 새로운 이야기를 들 가득 푸르게 풀어놓으며 흘러내렸고 겨우내 잠자던 황토 흙도 황소 쟁기 날에 빨갛게 밭이랑 따라 갈아엎어져 새로 씨 뿌리고 먹을 것을 기를 준비에 농부들은 바빴다. 어느새 지난겨울 중국인 생각도 잊어버리고 김씨는 열심히 논갈이 밭갈이에 바빴다.

어느 늦은 봄날 오후 그러니까 그 중국인이 떠나고 5개월 여후 쯤 한 중국인이 이 마을로 들어오고 있었다. 한손에는 하얀 보자기를 들고 있었다. 그는 지난겨울 떠나간 그 중국인이었다. 하얀 보자기 안에는 자기 부모의 유골이 들려있었다. 중국인은 지난겨울 자신이 봐 두었던 자리에 자기 부모 묘를 쓰려고 중국에서 유골을 수습해 돌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인이 봐둔 그 자리에는 이미 새 묘가 써져 있었다.

‘헉! 이럴 수가! 누가 이곳에 새 묘를 썼단 말인가?’

중국인은 깜짝 놀라 아연실색하며 하마터면 뒤로 벌렁 나자빠질 뻔 했다. 혹여 잘못 본 것은 아닐까 제 눈을 의심하며 다시 자세히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곳에는 진짜 새 무덤이 써져 있었던 것이다.

망연자실한 중국인은 한동안 노랗게 현기증이 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발길을 돌려 김씨 집으로 가서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김씨에게 궁금한 그 묘의 내력을 물었다.

“주인장! 저기 뒷산 맷돌바위 있는데 새 묘는 누구 묘입니까?”

“아! 그 묘요. 그 묘는 우리 부모님 묘요. 지난겨울에 새로 자리를 보아 내가 쓴거라오.”

김씨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부러 태연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중국인은 깜짝 놀란 얼굴로 김씨를 말없이 잠시 바라보다가 자신이 결국 지난겨울에 보아둔 그 명당자리가 ‘김씨에게 발각된 것이로구나!’ 생각하고 속으로 가슴을 쳤다. 그러나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요. 주인장! 그 명당자리는 이 불평등한 세상을 평정할 훌륭한 장군이 태어날 장군대좌(將軍對坐) 자리라오. 여기 기운을 받아 장군이 나오면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오. 세계의 지붕인 중국의 곤륜산(崑崙山)이 동으로 맥을 뻗어 내려와 여기 창룡산(蒼龍山) 창룡주령(蒼龍主嶺)에 동방의 성인이 날 큰 혈을 뭉쳐놓았소. 그 기운이 거기 뭉쳐 있는데 이는 용이 여의주로 천하를 희롱할 기운인 데다가 봉황이 알을 품은 봉황포란(鳳凰抱卵)의 형국이어서 새로운 역사를 펼칠 동방의 위대한 인물이 줄줄이 날 자리라오.”

김씨는 중국인의 설명을 들으며 세상에 그 자리가 그런 좋은 자리인가 하고 속으로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중국인이 말을 이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오!” <계속>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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