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남도
푸른 물과 녹음 짙은 자연의 절묘한 만남 ‘호수공원’

나른한 주말 오후에 찾은 도심 속 한 호수공원. 나 홀로 또는 사랑하는 이와 손을 맞잡고 이곳에 마련된 둘레길을 천천히 걷는다. ‘또각또각’ 나무 데크 위를 걷는 발걸음 소리를 음악 삼아 시원하게 트인 공원 경치를 감상해 본다. 이곳저곳에서 부쩍 따스해진 봄 날씨에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가 조그마한 꽃을 틔워 고개를 내밀고 있다. 녹음 짙게 우거진 나무들은 자연 파라솔이 돼 걸음을 가볍게 한다. 공원 중심에 자리잡아 널찍이 펼쳐진 호수에는 푸른 물비늘이 봄 볕을 머금고 출렁이며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한다. 한 바퀴, 두 바퀴… 고즈넉히 봄의 정취를 느끼며 대화를 하거나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걸어도 그것만으로도 묵은 스트레스를 씻겨내리기엔 충분하다. 산책으로 출출해질 때면 저수지 공원을 배경으로 곳곳에 위치한 카페·식당에서 허기를 달래본다. 절묘하게 어우러진 자연을 보며 즐기는 음식은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하다. 코로나 블루에 시달려 어느 때보다 쉼에 대한 갈망이 큰 요즘. 어딘가로 훌쩍 떠나 봄의 정취를 만끽하고 싶지만 멀리 떠나기엔 망설여진다면 우리 지역 곳곳에 마련된 호수공원에서 심신을 달래봄이 어떨까.

무등산 제1수원지 상류 계곡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편백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임문철 기자

광주 동구 ‘무등산 제1수원지’
급수능력 8천면 소규모 수원
증심사 쪽 오솔길 인근에 위치
울창한 숲 등 청정 경관 자랑

증심사 인근인 동구 운림동 167에 자리한 무등산 제1수원지는 1920년 광주 내 상수도 보급을 위해 만들어졌다. 유역면적은 0.48㎢, 저수능력은 9만163㎥로 급수능력이 8천 명 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 수원이다. 제1수원지는 증심사 버스종점에서 왼쪽 사찰 광륵사 가는 오솔길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볼 수 있는데, 인적이 드물어 때 묻지 않고 주위의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이곳은 두꺼비 산란지이자 2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흰목물떼새·붉은배새매·팔색조 등의 서식지가 돼 자연 생태계를 탐방할 수 있는 명소로 꼽힌다.

해당 수원지를 감싸고 상류로 걸어서 돌아가면 넓은 계곡에 웅장하게 펼쳐진 편백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동구 운림동 산 94에 위치한 편백나무 숲이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는 삼나무와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분비하는 살균물질로 아토피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겐 상당히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울창한 숲과 수많은 생물들이 어우러져 요즘처럼 날씨가 따스해지면 이곳의 청정함으로 힐링하기 위해 찾은 방문객들이 많다. 특히 어르신들이 오기에도 어렵지 않아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광주 북구 중외공원 ‘운암제’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광주 북구 중외공원 ‘운암제·용봉제’
예술회관 등 문화시설 다수
사철 내내 푸른 산책로 제공
조류관찰대 통해 생태 탐방

운암제는 2만5천435㎡ 규모로 광주 체육고 맞은편 중외공원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비엔날레 대형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차량이동이 원활하다. 교양시설로는 문화예술회관·비엔날레관·국제레지던시 스튜디오·국립박물관 등이 있으며, 운동시설에는 소운동장·테니스장·게이트볼장 등이 있다. 또한 야외음악당·어린이놀이터 등 유희시설도 마련돼 있어 문화를 즐기러 온 방문객들이 많다.
 

광주 북구 중외공원 ‘용봉제’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지난해에 새롭게 도색돼 말끔해진 무지개다리가 중외공원과 운암제를 연결하고 있다. 공원 내에는 가로수 사이 산책길이 만들어져 있다. 산책길은 버드나무 느릅나무, 삼나무 등이 우거져 햇살을 피해 쉬면서 저수지를 감상할 수 있으며, 배롱나무와 소나무와 같은 상록수도 심어져 사철 내내 푸른길을 자랑한다.

산책로 주변에는 여러종류의 꽃 나무들이 심어져 계절마다 다른 경관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방문객들이 쉴 수 있는 쉼터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가끔 낚시객들이 찾아오곤 하는데 이곳은 시설물 보호 및 식물들을 훼손을 막기 위해 낚시가 금지되고 있다.

용봉제는 1만6천397㎡ 규모로 운암제와 인접해 있다. 대부분 산책로가 아스팔트 대신 흙으로 이뤄져 있어 부드러운 보행감을 제공한다. 내부에는 조류관찰대가 있어 왜가리·해오라기 등 철새들이 노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있는 이유로 카페와 식당 등 먹거리가 다양하게 있어 맛집투어를 하기에도 좋다.
 

아름다운 전남대 용지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내 용지는 북구청과 인접해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봄이면 산수유, 매화, 벚꽃 등 다양한 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임문철 기자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용지’
깔끔한 경관…전대 상징
지역민·연인 산책코스 각광
원앙 등 철새 도래지 역할도

1969년 만들어진 전남대 인공호수(용지)는 1만8천181㎡ 규모의 큰 넓이를 자랑하며 깔끔한 경관으로 전남대의 상징으로 통한다. 특히 호수와 주변 식물들이 어우러진 경치에 산책로가 잘 조성돼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애용되고 있다. 또한 곳곳에 쉴 수 있도록 벤치나 큼지막한 돌이 많아 광주 연인들의 데이트 핫플레이스로도 유명하다. 안쪽엔 인공폭포도 설치돼 있는데 상황에 따라 가동하기 때문에 매번 볼 수 있진 않다.

전대 용지는 오래된 만큼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데 오리를 비롯해 레드벨리터틀과 붉은귀거북이 서식중이다. 이 때문에 산책을 나서면 오리가 새끼를 이끌고 이동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겨울에는 원앙·물병아리 등 철새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인공호수라 내부에 설치된 펌프 등으로 물을 순환시켜 관리한다. 수심도 제법 깊어 정기적으로 한번씩 물을 빼내고 호수 바닥을 청소하는 등 이물질을 걷어내는 작업을 통해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북구 양산제는 봄이면 벚꽃, 여름이면 연꽃이 만발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임문철 기자

전남 나주시 ‘한수제’
완만한 경사…가족 트레킹 원활
나주역·영산강 등 명소 인근 위치
뚜벅이 나들이객 접근 용이

전라남도 나주시 경현동 123에 위치한 한수제는 1959년 85만1천㎡로 준공됐다. 편의시설로 주차장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수변데크(산책로)를 조성해 방문객들이 많다. 특히 봄철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유명해 나주 10대 관광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매년 벚꽃 축제도 열려 왔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개최되지 않았다.

한수제는 나주 읍성을 구경하고 읍성과 한수제간 연결된 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어 차량이 없는 뚜벅이 나들이객들도 이용하기 쉽다. 이곳 내부에는 금성산 둘레길·맨발길이 마련돼 있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우거진 나무가 자연그늘을 제공해 비교적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도 무리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내부에 위치한 경현길을 걷다보면 벚꽃 나무 포토존이 설치 돼있어 한수제의 시원한 풍광을 배경으로 감성가득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인근 4㎞ 안되는 곳에 고풍스러운 나주역과 7만5천㎡ 규모의 영산강 유채꽃 밭도 있어 가볼만 하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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