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씩 생활 속 쓰레기 줄이기를 향해

남도일보 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23한걸음가게-유어스텝 <제로웨이스트 실천 공유>
한걸음씩 생활 속 쓰레기 줄이기를 향해
일회용품·플라스틱 안쓰기 운동, 분리배출 힘든 물건 가져오면 ‘선물’
“광주 제로웨이스트 문화 확산할 것”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에서 송정마을카페이공에서 광주 첫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 ‘한걸음 가게’ 오픈행사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남도일보 DB

최근 자신의 쓰레기 처리 습관을 되짚어보고, 자원 순환을 위해 고민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 스스로 정보를 찾고 공부하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려는 노력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제로웨이스트는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사회운동을 가리킨다. 포장 용기를 지양하고 개인 용기를 준비해 음식 포장하기, 남은 재료를 활용해서 요리하기,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을 모아서 요리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고장 난 생활용품 수선해서 사용하기,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등이 있다.
 

지난 10월 15일부터 광주 첫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 ‘한걸음 가게’ 운영에 들어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 송정마을카페이공. /남도일보 DB

◇“일상에서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

최근 광주 첫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 ‘한걸음 가게’가 문을 열었다. 올해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지역문제해결플랫폼에 실행의제로 선정돼 유어스텝과 협동조합 이공, 중흥건설이 함께 힘을 모았다.

한걸음 가게는 ‘한걸음, 한걸음 개인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전환의 길을 만든다’는 뜻을 담아 이웃들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확산시켜 일회용품 줄이기를 실천한다. 최근 일회용품 사용 급증으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사용함으로 낭비(waste)와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샵’이 전국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다.

한걸음 가게에서는 포장지 대신 알맹이를,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플라스틱 대신 천연재료를 판다. 천연수세미, 대나무칫솔, 고체치약, 소프넛, 샴푸바, 밀랍랩 등 50여종의 다양한 다회용 물품을 판매한다.

가게 한켠에는 주민들이 직접 자원을 회수하는 ‘우리동네 회수센터’도 자리했다. 주민들이 가져온 종이가방은 송정5일장에서 ‘장바구니’로 쓰인다. 신발 끈은 모아 ‘주머니’를 만든다. 우유팩 등 종이팩은 ‘카페라떼클럽’에 전달돼 휴지가 된다. 우리동네 회수센터에 재사용·재활용 자원을 가져올 때마다 스템프가 찍히는데, 다섯 개를 모으면 대나무 칫솔 등 작은 선물이 주어진다.

◇지역민들로부터 큰 인기

이런 흐름에 맞춰 한걸음 가게는 지역민들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고객이 집에서 가져오거나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가게에 기부한 플라스틱이나 유리공병에 원하는 제품을 딱 필요한 만큼만 담아 구매할 수 있다. 천연수세미, 대나무칫솔, 고체치약, 소프넛, 샴푸바, 밀랍랩 등 50여종의 다양한 다회용 물품을 판매한다.다양한 친환경제품들이 구비돼 있다.

최근 방문한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2개월간 2천2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이중 구매자는 450명, 판매개수는 1천900개이다.

한걸음 가게에서는 반응이 좋은 제품은 대나무로 만든 칫솔이다. 플라스틱 칫솔과 달리 폐기 후에는 자연스럽게 생분해되고 쓰레기 소각시 유해물질도 발생되지 않는 친환경 제품으로 인기다. 주민들이 가져온 종이가방은 이날 송정 오일장에서 ‘장바구니’로 쓰였다.
 

광주 송정동의 카페 이공에 마련된 ‘한걸음 가게’에서 제로웨이스트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걸음 가게’ 제공

한걸음가게는 팝업스토어로, 송정마을 카페이공에서 10월 15일 목요일부터 12월 5일 토요일까지 운영된다. 우리동네 회수센터 또한 같은 기간 운영된다. 팝업스토어 이후에도 유어스텝과 협동조합이공은 제로웨이스트 물건 판매 공간을 마련하고 친환경 세제 만들기, 환경보호 방법 나눔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지현 유어스텝 대표는 “송정마을카페 이공의 한걸음가게를 시작으로 광주 동네 곳곳에 제로웨이스트샵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며 “인의 실천들이 모여 조직적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차피 안된다’는 ‘어차피 족’이 있다. 우리는 ‘뭐라도 해보자’는 ‘뭐라도 족’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걸음 가게는 ‘일회용품 없는 일상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동네 안에서 ‘제로 웨이스트’ 문화를 확산시켜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현재 불고 있는 친환경 열풍에 맞춰 우리 이웃들이 경제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소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준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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