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출렁다리에서 특별한 추억을…
 

전남 장성군 ‘옐로우 출렁다리’ /장성군 제공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요즘 어느 때보다 쉼에 대한 갈망이 크다. 이에 나홀로 또는 누군가와 함께 답답함을 씻어내러 산책에 나선다. 울창한 숲길에 들어서자 정겨운 풀내음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며 방문객을 반긴다. 뺨에 닿은 제법 쌀쌀해진 바람이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끼게 한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자 숨을 크게 들이쉰다. 폐 속 깊이 시원한 바람이 스며들어 무거운 심신을 달래준다. 자연을 즐기며 걷다 보면 어느덧 산과 산 사이를 잇는 출렁다리가 나온다.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출렁다리를 보니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용기를 내 걸음을 옮기니 다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푸른 물비늘이 일렁이는 강과 녹음 가득한 산이 한데 어우러져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이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는다. 흔들리는 다리에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 난간을 잡는 사람 등 각양각색 포즈엔 그들만의 추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 기대 건너다보면 오히려 일반다리보다 더 큰 안정감, 성취감, 신뢰까지 형성되는 아이러니한 감정을 경험케 한다.

이처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출렁다리는 전남 곳곳에 위치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남 장성군 ‘황금빛 출렁다리’ /장성군 제공

장성 ‘수변길 출렁다리’
U자형 구조… 중심부 갈수록 수면과 가까워
개통 후 누적 방문객 70만 명 ‘핫플레이스’

전남 장성군에는 2개의 출렁다리가 있다. 지난 2018년 개통된 1호 ‘옐로우 출렁다리’와 올해 6월 준공된 2호 ‘황금빛 출렁다리’다.

황금빛 출렁다리는 장성읍 용곡리 지내에 위치해 있다. 시원한 호수 바람과 청정한 산바람이 마주하는 풍광 좋은 협곡이다. 옐로우 출렁다리를 지나 20분가량 수변길을 더 걸으면 만날 수 있다. 수변길 입구인 장성댐에서부터 걷는다면 40~50분 정도 소요된다.
 

전남 장성군 ‘옐로우 출렁다리’ /장성군 제공

다리의 길이는 154m이며 폭은 1.8m다. 좁은 듯 보이지만 진행 방향이 다른 두 성인이 겹쳐 지나가더라도 불편하지 않다. 특이한 점은 다리의 모양이다. 커다란 ‘U’자 형으로, 다리 중심부로 향할수록 수면과 가까워진다. 한가운데 도달하면 물 위로부터 불과 2~3m 정도 떠 있게 된다.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면 마치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는 것 같다. 차이가 있다면 주위가 온통 호수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그저 다리를 건너는 것만으로도 큰 짜릿함이 전해진다. 더욱이 수면과 가까워지는 중심부에는 발 아래로 호수를 볼 수 있도록 ‘스틸 그레이팅’이 설치돼 있다.

제 1출렁다리인 옐로우 출렁다리 인근에는 편의시설인 넘실정과 출렁정이 있다. 호수 방면에는 카페와 분식점(넘실정)이, 댐 쪽에는 편의점(출렁정)이 들어섰다. 이로 인해 방문 전 음료수나 간단한 간식을 미리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다. 장성군에 따르면 옐로우 출렁다리가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장성호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70만 명을 기록하며 자타공인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전남 강진군 ‘가우도 출렁다리’ /강진군 제공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
1천m 하늘길 가르는 짚트랙·해양레저 시설
트레킹 코스·목수국화단 등 즐길거리 가득
길이 150m 높이 15m 출렁다리 내년 6월 준공

전남 강진 8개 섬 중 유일한 유인도 ‘가우도’에는 대구면을 잇는 ‘저두 출렁다리’(438m)와 도암면을 잇는 ‘망호 출렁다리’(716m)가 연결돼 있다. 이곳에는 1천m 하늘길을 가로지르는 짚트랙에 수상레포츠의 짜릿함을 즐길 수 있는 해양레저 시설, 아름다운 강진만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즐기는 트레킹까지. 육지와 바다, 하늘을 아우르는 입체적 매력을 자랑한다.
 

전남 강진군 ‘가우도 출렁다리’ /강진군 제공

특히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2.4km)은 가우도의 산과 바다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천혜의 트레킹 코스로 많은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양한 해양 레저 시설과 더불어 최근 가우도 둘레길에 새하얀 목수국 화단이 조성돼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새로운 출렁다리도 오는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새로 선보이는 출렁다리는 1.8m의 폭과 150m의 길이, 높이 15m로 가설될 예정이며 출렁다리로 편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시점부와 종점부에는 진입 데크도 설치된다. 이와 함께 다채로운 숲속 산책로, 섬 정상 강진청자타워 모노레일 등을 추가 조성해 자연 속 힐링과 여유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전남 곡성군 ‘대황강 출렁다리’ /곡성군 제공

곡성 ‘대황강 출렁다리’
국내 하천 내 설치된 최장 길이 다리
대황강 서식 은어·대나무 형상한 교각
청정 수질…손 맛 즐기는 낚시군 많아

곡성 죽곡면에 위치한 ‘대황강 출렁다리’는 길이 185m, 폭은 1.8~2m로 지난 2016년 11월 준공됐다. 국내 하천 내에 설치된 최장 길이 다리로 교각은 대황강에 주로 서식하는 은어의 머리와 대나무의 마디를 형상화했다. 출렁다리가 가로지르는 대황강은 맑고 풍부한 수량으로 잔잔히 흐르며 주변 산야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수질이 깨끗해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 이 때문에 다리를 건너다 보면 낚시를 하는 탐방객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 밤에는 물고기를 잡으며 밝히는 불(어화)이 강가를 수놓아 장관을 이룬다.
 

전남 강진군 ‘가우도 출렁다리’ 둘레길. /강진군 제공

출렁다리에서는 맞은 편 옹기종기 조성돼 있는 펜션촌과 함께 소하천이 대황강과 합류하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상류쪽으로 바라보면 쭉 이어진 강과 산림이 어우러져 완연하게 깃든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출렁다리에서 2.4㎞ 정도 가면 용산재로 갈 수 있다. 용산재는 고려 개국충신, 장절공 신숭겸 장군이 탄생한 곳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장소다. 다리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걷는 길과 자전거길이 마련돼 있다. 강변을 뱅 두른 자전거길은 압록만남쉼터에서 주암댐까지 27.5㎞ 이어져 있다. 이 밖에도 인근에 위치한 국도 17번길에서는 섬진강과 기찻길을 나란히 끼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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