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格(탐구할 격) 物(만물 물) 致(이를 치) 知(알 지)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앎을 이룩한다’는 뜻이다. 남송(南宋) 때 주희(朱熹, 1130~1200)가 『예기禮記』의 제42편을 별도로 독립시켜 편집한 『대학大學』팔조목(八條目)에 나온다. 『大學』은 유교의 교리를 간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중심은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에 있다. 격물치지는 팔조목의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중에서 격물과 치지를 합친 것으로 줄여서 격치(格致)라고도 한다. 팔조목은 삼강령 곧 ‘밝은 덕을 밝히고(明明德)’, ‘백성을 새롭게 하며(新民)’, ‘더없이 훌륭한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止於至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나라를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몸을 닦고,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뜻을 성실히 하고,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지식과 견문 배우기를 매우 지극히 하고, 지식과 견문 배우기를 매우 지극히 하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데 있다.”고 하여 그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사물의 참된 모습을 밝혀 분명하고 명확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격물치지에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될 것은 앎의 자세이다. 앎은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단계를 하나둘씩 밟아나가는 점진적인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설익다만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얄팍한 지식은 처음엔 그럴 듯해 보이지만 곧 바닥을 드러내고 만다. 격물치지로 오롯한 앎을 이룰 때 맑고 향기롭다. 오롯한 앎은 사물과 만난 내면의 자아(自我)가 깊이 생각하고, 살피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깊이 숙성된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꽃과 풀들도, 무심히 놓인 돌멩이조차 저마다 존재 이유가 있지 않는가.
칼럼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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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119구급대원들이 구급활동을 수반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신고자인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폭행당하는 사례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구급대원 폭행 및 차량파손의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공무집행방해죄를 물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추가로 지난해 말 소방 관련법을 개정 정당한 이유 없이 구급활동을 포함한 소방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는 첫 날부터 구급대원이 폭행당하는 불상사로 인해 일각에서는 법적인 실효성보다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현장 폭행방지 대응방법을 개선하면서 구급활동에 임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구급활동 중 폭행사고 유발자를 통계적으로 살펴볼 때 거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부류로 취객(48.6%)을 들 수 있다. 설사 현장에서 폭행사고에 직접 연류되지 않은 취객의 경우도 상당수 폭언·욕설 및 폭력 등을 행사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 응급환자 이송 중 구급대원을 향한 폭력행위가 눈에 비춰진 일부 표면만으로 해석된다면 소방활동상의 국한된 문제일 수 있다. 허나 이는 소방만의 문제가 아닌 경찰 및 응급의료기관이 일선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취객을 병원 응급실로 이송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찰직무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일부 치안센터측에서는 소방처럼 들 것이 없다는 이유 혹은 의료기관에는 잠재적인 응급환자가 아니냐는 이유만으로 취객을 떠맡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또한 치안센터가 아닌 소방119구급차 등을 통해 병원 응급실에 떠맡겨진 취객의 경우 장소를 막론하고 난동을 부리며 의료행위를 방해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쉬쉬하고 떠 넘길 문제가 아님에도 관련 격무에 시달려 왔다는 이유로 모른 채 하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알코올 질환을 전담하는 응급의료기관의 개설 및 응급 격리소 등을 따로 마련하고 무거운 형량과 벌금만 앞세워 논하지 말고 의료기관 방문 시 음주측정을 필수로 하여 음주 측정수치에 따라 추가적 의료비 혹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경각심을 길러줄 수 있는 법적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 추가로 경찰 측에는 소란피우는 취객을 보다 능동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강제력을 부여하고 소방 구급활동에서는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 유료화를 실시, 순수 응급환자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내세워야 한다. 어쩌면, 다른 것 같은 취객과 점차 불거지는 구급대 폭력 문제는 한편으로 많은 연관성이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있어, 경찰·소방·의료기관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서로 타협하고 논의한다면 마땅히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아무쪼록 응급환자를 가장한 취객과 그들이 빚어낸 얼룩진 상처가 조속히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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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때가 때인지라 입지자들의 이름이 헤아릴 수 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다시피 이번 ‘6·2 지방선거’에서는 개정된 정치관계법에 따라 유권자 한 사람이 8장의 투표 용지에 기표하는 ‘1인 8표제’가 처음으로 시행된다. 위로는 광역단체장에서부터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광역 비례대표 의원, 기초의회 의원, 기초 비례대표 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선출에 이르기까지 선거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처럼 선거의 종류가 많다 보니 손꼽혀지는 인물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풀뿌리 민주선거에서 많은 정치인들의 등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보통 머리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복잡한 선거법 등으로 입지자들의 신상공개가 구체적이지 못한데다 정책, 능력 등의 검증이 쉽지 않아 선거에서 수많은 인물의 비교 선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는 다음 달 2일 그 서막이 오른다. 이날부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인사들은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사람은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유권자에게 전화나 홍보물 발송, 이메일·문자메시지 발송 등 제한적인 방법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그리고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지사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등록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역 단체장은 사퇴할 필요가 없으며 등록시점부터 선거일까지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이번에 개정된 정치관계법 특징은 후보자의 선거운동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예비후보자는 전화 통화로 지지를 호소하거나, 5회 이내의 범위에서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고, 어깨띠 착용도 가능해졌다. 개정된 정치관계법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역 국회의원이 시·도지사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즉 시·도지사 출마를 위해선 오는 3월 4일까지 국회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 없을 뿐더러,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가 없다. 이는 입지자들의 이중적인 행보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선관위의 의지로 읽혀진다. 현재 광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거나 던질 예정인 후보군은 현직 박광태 광주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강운태(광주 남구), 이용섭(광주 광산을), 조영택 국회의원(광주 서갑)과 전갑길 광산구청장, 양형일 전 국회의원, 정찬용 참여정부 인사수석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리고 전남도지사 선거 후보로는 현직 박준영 도지사와 민주당 주승용 국회의원(전남 여수을),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강운태·이용섭·조영택·주승용 의원의 고민이 만만찮을 것 같다. 민주당 공천 경쟁이 치열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프리미엄이나 다름없는 ‘국회의원직’을 내놓는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렵게 얻어낸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이 시점에서 그들에게 주문하고픈 게 있다. 위정자는 모름지기 사회의 주도층이고 국민을 대리·대표하는 존재다. 이에 걸맞게 주민의 모범이 되는 도덕적 양심가여야 하고, 선비적 지조를 가진 당찬 인간이어야 한다. 또한 아무리 큰 이익이 눈앞에 보여도 의롭지 않으면 쳐다보지도 말고, 오로지 정의와 정도를 걷는 의인이고 지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바에 아예 선거에 나서지 말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이 시·도지사 선거 출마의 결심을 굳혔다면 국회의원직을 과감히 버리고 예비후보자 등록을 통해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길 바란다.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는 그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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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를 전담할 조직위원회가 오늘 창립 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한다. 오늘 총회에선 조직위원회 운영의 근간이 되는 정관 제정에 이어 조직위원회를 이끌어갈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 등 임원이 선출되며, 2015 하계 U대회 준비 원년인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확정한다. 꾸려지는 2015 하계 U대회 조직위는 여야 정치인을 막론하고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인과 체육인 등 각계의 대표급 인사들이 위원으로 대거 참여할 것이라니 반갑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니 만큼, 원활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각계의 힘을 모으는 건 당연한 일이겠다. 2015 U대회 조직위는 지난해 연말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에 근거한 특수법인 형태를 띤다. 산하에는 실무기구인 사무처를 두고 2015년까지 경기장 시설과 선수촌 등 대회 인프라 조성과 경기프로그램 등 각종 행사 계획 수립과 대회 마케팅 등 제반사항을 담당한다. 아울러 조직위는 지원특별법을 근거로 대회 운영 예산과 수익사업 등 재정계획을 마련, 국내·외 홍보활동을 비롯한 대회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주최하는 각종 컨퍼런스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유치해 국제대회 개최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란다. 이로써 출항 준비는 끝났고, 목적지까지의 항해만 남았다. 물론 여기엔 고난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2015 하계 U대회 유치 때 보여준 광주시민의 열의만 지속된다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 본다. 광주는 U대회 개최를 통해 도시의 가치 향상은 물론 ‘광주’라는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5년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광주의 교통, 통신, 고급 숙박시설 등 사회 간접시설에 대한 투자도 증대될 것이며, 생산·고용·부가가치 등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다시피 2015 하계 U대회는 광주에서 치러지는 세계 젊은이들의 큰 잔치다. 때문에 손님맞이를 위한 지역민들의 자세와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대통령과 정치권, 그리고 정부 부처가 하계 U대회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에 지역민들의 성원만 더해진다면 U대회의 성공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문화도시’ 광주의 명예를 드높이는 데 지역민들의 힘이 필요한 때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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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본받을 법) 古(옛 고) 創(만들 창) 新(새 신)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이다. 조선후기의 대문호인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 1737~1805)이 제자인 초정 박제가(楚亭 朴齊家, 1750~1805)의 문집 『초정집』서문에서 한 말이다. 원래 ‘옛것을 본받되 변화할 줄 알고, 새것을 만들되 법도에 맞게 하라.(法古而知變 創新而能典)’에서 나온 것을 줄여서 법고창신이라 한다. 공자(孔子)가 말한 ‘온고지신(溫故知新)’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 내용은 전혀 다르다. 공자는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아는 것으로 선생됨의 자질을 말했다면, 연암은 문장을 지을 때 ‘옛것’과 ‘지금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말하고 있다. 선진양한(先秦兩漢)과 사서삼경(四書三經) 그리고 제자백가(諸子百家) 등 오로지 옛글의 법도만을 본받고자 하는 풍토에 대해 연암은 마뜩치 않게 생각했다. 연암은 ‘옛글’은 옛시대의 정신으로 쓰였기 때문에 가치가 있듯이 ‘지금글’은 지금시대의 정신으로 쓸 때 훗날 ‘옛글’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지금의 정신을 ‘지금글’로 쓰지 않고 오로지 ‘옛글’의 언어로만 표현하고 있으니 내용은 담지 못하고 형식만을 추구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암은 왕망(王莽, BC45-25)을 예로 든다. 그가 전한(前漢)을 무너뜨리고 신(新)나라를 세울 때 주(周)나라 때의 예악문물을 전범(典範)으로 삼아 제도를 정비하여 태평성대를 누리고자 했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결코 태평성대를 이룰 수는 없었다. 주공(周公)과 문왕(文王) 그리고 무왕(武王)처럼 백성을 생각하는 어진 마음이 없었기에 오래잖아 망하고 말았다. 왕망이 망한 것은 주나라의 제도를 그 시대에 맞게 새롭게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알맹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왕망은 ‘옛것’을 알지[知] 못했고, ‘지금것’으로 바꾸지[變] 못했기에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겉만 같다고 속까지 같을 수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옛것’이 아닌 ‘지금것’이다. ‘지금것’은 새로움이 담겨야 가치가 있다. 이 또한 ‘옛것’에서 바탕을 두고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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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철마다 전국 각지에서 대형화재사고가 발생,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이천에서 대형물류 창고와 부산의 실내사격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는 보도가 연일 들리고 있어 정말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 1999년 인천 라이브 호프 화재로 참사 교훈을 우리는 벌써 잊은 건 아닌가 싶다. 그 화재사고로 인해 56명의 사망자와 81명의 부상자가 발생, 2008년 1월에는 부산의 노래방 화재로 8명의 사망자와 1명이 부상자 발생했다. 비상구 폐쇄가 아니었다면 다수의 사상자 발생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비상구의 개방은 다중이용자의 ‘생명의 안전판’이다. 특히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방재청과 광주광역시에서는 비상구 폐쇄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 다중이용업소 화재 발생시 인명피해 방지와 안전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 포상제’ , 즉 ‘비파라치(비상구 파라치)’제도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파라치’라는 용어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페데리코 펠리니가 만든 달콤한 생활에 등장한 신문사의 카메라맨에서 유래하는 이탈리어로 파리처럼 웽웽거리며 달려드는 벌레를 의미하는 질이 나쁜 사진사를 지칭하는 부정적 의미의 ‘파파라치’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인 출입하는 다중이용업소의 화재 발생시 다수의 인명피해 발생과 사회적 동요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비파라치(비상구 파라치)’ 제도는 긍정적인 면이 강한 제도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광주 서부소방서도 올 1월 1일부터 대대적으로 비상구 폐쇄행위 및 피난, 방화시설 주변에 물건 등 장애물 적치행위 및 원활한 피난을 저해하는 행위를 근절하고 비상구 확보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의식을 고취시켜 안전한 광주건설 위해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센터(062-613-8557)’를 설치·운영키로 했다. 우선 1회 소화기 1대(3.3㎏)를 지급하고 광주광역시 조례제정 후 포상금 5만원을 상반기 중으로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고포상제 운영 방법으로는 비상구 폐쇄, 훼손, 물건 적치, 장애물 설치 등 발견시 소방본부 및 소방관서에 인터넷(홈페이지 신고창구 개설), 팩스, 우편 또는 직접 방문하여 신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신고로 소방업무 과중 및 소방의 불신을 초래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몇가지 포상제도의 제한을 뒀다. ▲신고자의 익명 또는 가명을 사용해 포상이 불가능한 경우 ▲이미 위법을 조사 중이거나 조치된 사항에 대해 신고한 경우 ▲포상을 목적으로 사전 공모 등 부정 부당하게 신고한 경우 ▲의용소방대원 또는 안전관련 단체의 임직원 등이 직무상 인지해 위반행위를 신고한 경우 등이다. 올해 광주에서는 광 엑스포·광산업 전시회 등의 주요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최소화 노력에 시민의식 고양돼야 한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앞뒤를 모두 돌아보고 과거를 거울삼아 두 번 다시 소중한 가족을 잃는 비극이 발생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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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5·18 민주화 운동의 대표 사적지인 구 전남 도청 존폐 문제로 시민 사회의 우려스런 목소리가 또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구 전남 도청 본관 증축 부분(별관)에 대한 안전 진단 용역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면서부터이다. ‘원형 보존’이나 적어도 ‘오월의 문’ 형태의 보존을 바라는 시민 사회 여론이나 여망과는 달리 추진단이 “구조 안전 진단 결과 최하위 등급 판정을 받은 만큼 보수보강에 따른 디자인과 형태는 예측할 수 없다”며 “6월경 구체적 보존 방식을 결정하고 설계 개념을 세우겠다.”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체적 추진 내용을 5·18 30주년을 치른 후인 6월에야 발표한다는 추진단의 말에 꼼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시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사실 안전 진단은 지난해 문화관광부 장관과 ‘옛 전남도청 별관문제 해법을 위한 10인 대책위원회’가 이룬 구도청 보존에 대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추진단이 이 안전 진단을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진단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결함에 대한 보수ㆍ보강조치 등의 이행을 명시한 이 법 시행령 제16조에 따라 구도청의 결함 사항에 대하여 당장 보수 보강 방법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안전 진단 용역 결과 설명회 때에 언론에 흘린 “아무리 보수·보강을 하더라도 10년 뒤에는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는 세계 건축(학)계의 동향과 우리 건축술을 간과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노후 콘크리트 시설물의 보수 실적은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웃 일본에서도 우리 도청보다 훨씬 오래 전인 1931년에 지은 낡은 건물을 65년이 경과한 1996년에 재알카리화 공법으로 보수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사례는 부지기수이다. 원래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현재 사용 중인 시설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 판정 기준을 현재 사용하지 않고 4년 넘게 방치한 채 아무런 관리를 하지 않은 구도청에 적용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무리라 할 수 있다. 또 E등급이라는 것도 ‘당장에 시설물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지 시설물의 존폐 여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구도청 보존이라는 합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엄청난 갈등과 고통을 겪었는지 모른다. 가뜩이나 나라 안 여러 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을 이제 더 이상 갈등과 소모적인 일로 피폐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전진단 결과 구도청은 보강이 필요한 최하위 등급이 나왔기 때문에 다른 문화 선진국에서 하듯이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건물을 보수 보강하겠다.”라는 일념으로 작년 합의 정신을 되살려 하루바삐 건물에 대한 보수 보강을 선언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 구도청 별관 안전 진단의 결과는 다른 용도가 아닌 원형 보존을 위한 보수·보강 대책수립의 자료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아다시피 구도청은 여느 예사로운 건물이 아니다. 5·18의 혼과 숨결이 담긴 살아 있는 역사적 상징적 공간이요 그 무엇으로도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고귀한 유산이다. 두번 세번 지어낼 수 있는 건물이 아니다. 아니 두 번 다시 이런 건물이 등장하는 역사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건물이다. 구도청의 존폐 문제에 대한 1년 반에 걸친 논란과 갈등 속에서도 사회적 합의, 보존을 바라는 압도적 시민 여론과 이에 기초한 정치적 합의에 따라 보존키로 최종 결론이 난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었다. 일찍이 지리적으로 구도청은 광주의 1번지요 광주라는 이름을 탄생시킨 곳이다. 곧 광주의 상징이요 대표적 명소이다. 이러한 구도청은 이미 광주 전남의 것만이 아니다. 1980년 5·18을 거쳐오면서 온 국민의 것이고 나아가 민주화를 열망하고 지켜나가는 온 인류의 것이라는 점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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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오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지난해 10월 통합 후 처음으로 임금피크제와 본사 지원인력의 현장 배치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이다. 그런데 이번 인사를 보면 LH가 강조한 임금피크제와 지원인력의 현장 배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LH는 이번 인사에서 통합 전 토공과 주공이 서로 다르게 운영됐던 임금피크제 기준을 통합해 1, 2급 직원 80명을 자문역 등 2선으로 물러나게 했다. 반면 1급 부서장 직위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5개 직위엔 업무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2급 팀장을 파격적으로 기용해 업무의 쇄신을 꾀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LH 측의 말대로 1, 2급 80명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한 것은 가히 개혁적인 인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속내를 보면 되레 조직의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LH 광주·전남지역본부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이번 인사에서 김성윤 본사 처장이 본부장으로 전보되고 고재택 본부장은 자문역으로 물러났다. 그런데 전 본부장이 보직없이 자문역으로 근무할 경우 ‘전관 예우’ 등의 조직 생리상 ‘옥상 옥’ 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LH는 100조원의 부채를 안고 공기업이다. 천문학적인 빚 때문에 본사 사옥은 물론 지방 사옥까지 모두 내놓아야할 형편에 놓여 있다. LH도 이의 심각성을 인식해 오는 2012년까지 24%의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 LH가 고액 연봉자들의 명예퇴직 유도는 커녕, 이번 인사에서 2선 후퇴라는 명목을 내세운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한답시고 서민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행위를 일삼아 지탄을 받고 있다. LH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총 사업비 600여 억원을 들여 광주 남구 백운동 7-12 일대에 국민임대아파트(51㎡ 규모) 574세대(15~20층·7개동)를 짓는 백운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벌이면서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주택 철거와 토목·건축공사 과정에서 소음·진동 및 비산·먼지 발생은 물론 작업으로 인해 공사장 주변 도로 곳곳이 균열돼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의 존재 이유가 뭔가.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한 LH의 요즘 행태를 보면 뒷맛이 씁쓸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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溫(따뜻할 온) 故(옛 고) 知(알 지) 新(새 신) “옛것을 익힌 다음에 새로운 것을 알면 선생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는 문장을 줄여서 온고지신이라 한다. 『논어(論語)』편에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옛것이란 공자가 늘 강조해마지 않던 주(周)나라의 예악(禮樂)이다. 공자는 당시 춘추전국시대의 사회적 혼란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나라가 이룩한 문물과 제도를 되살려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곧 주나라의 전범(典範)을 바탕으로 삼아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때 모두가 다 함께 사람다운 도리를 하며 살 수 있는 도덕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주자(朱子)는 ‘溫’에 대해 추론하여 찾는 것이라 했으며, ‘故’는 예전에 들은 것, ‘新’은 지금 새로 터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배우는 과정에서 과거의 사실이라 해서 무조건 다 익혀둘 필요는 없다. 마치 자갈밭에서 옥돌과 짱돌을 고르듯이 현재와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더해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이 말은 공자가 참다운 선생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可以爲師矣’에서 보듯이 이 문장의 중심은 ‘선생’에 있다. 온고지신도 결국은 참다운 선생을 만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선생의 몫은 삶의 방법을 올바르게 제시하는 일이다. 과거 사실에 대한 인과관계를 파악하여 미래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 바로 선생이다. 단순히 지식의 전달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선생이 아닌 기술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과거의 역사적 사실과 학문을 충분히 익힌 다음에 이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나설 때 비로소 학문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필자가 선생노릇한 지 십수 년이 훌쩍 지났다. 어느 정도 요령을 터득했을 법도 하지만 그러나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이 선생노릇이다. 요즘처럼 복잡다단한 시대에서 온고지신만으로는 부족하다. 봉사(奉事)정신과 희생(犧牲)정신이라는 덕목을 추가해야 한다. 지식의 전달보다 인성교육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선생’이라는 이름을 아름답게 지키고 싶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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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는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지방간에 직접 경쟁하는 체제로 급속하게 변모하고 있다. 국제교류도 중앙정부 의존에서 탈피해 이제는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창구를 통해서 외국의 상대기관과 직접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회·경제는 고령화, 고도정보화와 함께 세계화의 진전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정보·교통·통신수단의 발달을 배경으로 세계는 급속한 교류활동의 강화, 상호의존관계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는 국제교류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각 도시마다 해외도시와의 국제교류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필자가 우리나라 7대도시들의 해외도시 교류현황 자료를 파악해본 결과 광주광역시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서울과 부산 등은 논외로 하고 광주시와 규모가 비슷한 대전이 17개국 21개 도시와 자매·우호도시 협정을 맺고 교류하고 있는 반면 광주시는 9개국 13개 도시에 불과하다. 물론 질적 수준을 배제한 채 숫자로만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각종 지방자치단체 국제화수준 평가 연구자료에 따르면 광주시는 전반적인 국제화 수준에 있어서도 타 광역시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주시는 현재 센다이시(일본), 타이난시(대만), 꽝저우시(중국), 샌안토니오시(미국), 메단시(인도네시아)등 해외 5개 도시와 자매결연 하고 있다. 1997년 메단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새로운 자매결연도시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교류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상태라면 숫자 늘리기도 별 의미가 없다. 처음에는 단순교류에서 시작하지만 상호 실리적인 교류로 나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히려 자매결연체결 당시 1∼2년 반짝 활발하게 교류하다가 서로 단체장이 바뀌면서 오히려 교류 폭이 축소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 시민들 중에서 광주시와 교류하고 있는 해외자매도시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인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국제교류가 활발하게 되면 국제화 마인드 함양에 기여하게 상호협력을 통해 선진행정과 제도 및 우수사례 벤치마킹으로 지방행정의 국제적 역량을 향상할 수 있다. 그리고 외국기업, 외국기관의 우수기술, 해외자본, 우수인재 유치 등을 통해 지방경제와 지역산업을 자극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 밖에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지역사회를 국제사회에 소개시킴으로써 지역의 국제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지방의 국제교류는 지역주민들의 국제적 인식을 높이고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상호이해와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지방자치와 지역경제 발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와 관련하여 필요성을 인식하고 2008년 1월 국제화촉진 및 국제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발의, 제정한 바 있다. 광주는 민주·인권도시, 문화중심도시, 광산업중추도시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2015년 하계U대회 또한 국제화의 중요한 계기와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국제도시 광주’의 도시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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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항에서 무안공항으로 옮겨진 후로 광주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폭으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광주시 관광과의 노력으로 올해 중국의 관광객 1만명이 광주에 오게 되었다. 남구 노대동의 노인건강타운을 보기 위해서다. 노인타운이 들어서면서부터 노대동은 그야말로 노인들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10만㎡나 되는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된 노인타운은 많은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어, 지역 노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노인타운이 짧은 시간 중국에 많이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그것은 단순 보호라는 과거의 복지행정에서 벗어나 건강, 문화, 체육, 여가 시설을 통합, 스스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서울시가 올해 관광산업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선정해 외국인 관광객 1천만명을 유치하고,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0개, 23만명 수준이었던 국제회의 유치 규모를 올해는 150개, 30만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G20 세계 정상회의 등 대규모 국제회의가 개최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MICE 엑스포’를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전시회로 육성하기로 했다. 의료관광객수 5만2천명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의료관광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건강검진 위주의 의료 관광을 올해부터는 건강검진, 피부, 치과, 한방, 성형 등 5개 분야로 확대하고, 우수의료기관을 선정해 홍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관광객 비자문제가 제한적으로 해소되는 만큼 지난해 134만명 수준이던 중국관광객을 올해에는 180만명까지 유치하기 위해 서울시만의 특화된 관광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의료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부산은 국제선이 많이 취항되고 있어 의료관광객 유치가 수월하다. 부산시내 500m 거리에 120개의 성형외과병원은 의료관광객 유치 거리가 조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남도는 최근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에 1인당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관광진흥조례를 제정했고, 대구시도 지난해 지역 관광호텔에서 숙박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집에 인센티브를 준 결과 2004년 이후 지속됐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충남도는 올해 23개 관광진흥사업에 60억원을 투입,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 아래 7천600억 원의 경제유발효과와 1만6천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 백제전 20만 명을 비롯해 39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충북도 역시 올해 관광객 유치와 1조 원의 경제유발효과를 목표로 설정,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각종 시책을 마련했다. 대전시는 과학, 저탄소 녹색성장, 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관광자원을 부각시켜 대전관광을 글로벌 브랜드화 한다는 전략 아래 올해 관광객 유치로 4천400억원의 경제유발효과와 9천여 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꾀하고 있다. 전남은 외국인관광객 유치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을 담은 인센티브 지원계획을 공표했다. 인센티브 지원 계획은 외국인 관광객 및 중국시장 판촉 지원하고 있다. 도는 상대적으로 높은 숙박비, 교통비 등 열악한 관광 여건 때문에 전남으로의 모집을 기피하는 여행사들을 붙잡기 위해 인센티브제를 지원한다. 중국 관광객 유치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거대 관광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표방하고 나섰다. 불로동 정율성기념비를 보기 위해 지금까지 중국인 관광객 1만명이 온 것을 보면 희망은 있다. 광주권에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중국과 관련된 지역인 향교, 주자묘, 무후사, 삼릉단, 성향공원, 의료산업 등을 개발해야 한다. 광주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용인민속촌처럼 남도민속촌을 만들고 세계음식타운, 세계 공예단지, 돔야구장, 워터파크 등 관광산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1천만명 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관광객이 바로 광주에 올 수 있는 국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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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민주당은 그제 광주에서 가진 ‘공천제도 혁신안 설명회’에서 시민공천배심원경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안을 내놓았다. 이날 민주당이 제시한 공천 혁신안은 시민배심원제 도입과 선거연대 및 여성, 청년, 장애인의 지방의회 진출을 위한 전략공천제도, 영남 등 취약지역 인사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진출기회 보장, 여성의 정치진출 확대, 비례대표 지방의원 후보자의 민주적 선출 등이다. 현행 당헌·당규엔 공직선거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제도는 국민경선과 국민참여경선, 당원경선 등이 있으나, 여기에 시민배심원경선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제도는 새로 도입한 시민배심원제다. 이 제도는 과거 동원경선 및 밀실공천의 폐해를 극복하고, 국민의 참여와 민주적인 경쟁을 담보하는 개혁공천의 상징적 제도라고 민주당은 밝혔다. 민주당의 말대로 시민배심원제는 당내 기반과 인지도 등 기득권에 의한 경선 승리 요인을 최소화하고, 시민사회 등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인사의 등용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점에서 기대가 모아진다. 또 이 제도를 통해 공천권을 국민들에게 돌려줘 공천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도 읽혀진다. 사실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호남에서 ‘6·2 선거’ 공천은 곧 당선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예비후보들의 공천 전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같은 정치권의 분위기와는 달리 지역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민주당이 ‘공천 혁명’을 부르짖곤 있지만, 선거때마다 계파간 나눠먹기식 공천과 탈락자들의 거센 반발이 끊이질 않았던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 있을때마다 강조하지만, 갈수록 복잡한 정치적 구도에서 민주당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공천혁명 밖에 없다. 만약 과거처럼 공천권을 둘러싸고 계파간 ‘내전’ 등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된다면 유권자들은 등을 돌릴 게 뻔하고, 그 결과는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호남을 자신들의 ‘정치 놀이판’ 쯤으로 여기고 있다면 생각을 고치길 바란다. 유권자들의 정치적 변화에 부응하라는 얘기다. 아울러 민주당은 ‘6·2 지방선거’에서 참신함과 능력을 겸비한 인물을 발굴, 21세기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연출하기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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射(궁술 사) 石(돌 석) 爲(생각할 위) 虎(호랑이 호) 호랑이로 알고 화살을 쏘았더니 알고보니 바위였다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때 흉노족과 수십차례 싸워 혁혁한 공을 세운 이광(李廣)을 두고 한 말이다. 그가 어느 날 밤에 산길을 걷다가 갑자기 호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으슥한 밤중이라 순간 깜짝 놀랐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화살을 꺼내 힘껏 쏘았다. 조심조심 화살 쏜 곳으로 갔으나 호랑이는 조금도 미동치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니 정작 화살촉은 호랑이가 아닌 바위 속에 꽂혀 있었다. 바위를 호랑이로 착각하고 쏜 것이다. 이광은 ‘내가 화살로 바위를 뚫다니.’하고 신기하게 여겨 다시 한번 바위를 향해 활을 겨누었다. 그러나 화살은 바위에 닿자마자 튕겨져 나가버렸다. 『사기(史記)』에 나온다. 이 말은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했듯이 굳게 마음먹으면 안될 일도 이루어진다 하여 인간의 초인적인 능력을 강조한 것이다. 어떤 글에서 팔십넘은 꼬부랑 할머니가 손주가 놀던 곳에 바위가 굴러오는 것을 보자 바람처럼 달려가 손주를 구했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난다. 다소 과장이지만 헛말처럼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일심(一心)으로 합심(合心)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류역사에서 문명(文明)의 발생은 중대한 전환기로 꼽는다. 이집트·인더스·메소포타미아·황하 등 세계 4대 문명발상지(文明發祥地)에는 척박한 땅과 예측할 수 없는 자연환경을 가졌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나같이 인간이 살기에는 악조건이다. 따라서 자연환경으로부터 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간은 이에 굴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온갖 도구가 만들어지고, 수학과 과학이 발달하고, 문자가 만들어지는 등 인류의 지혜가 담긴 문명을 탄생시켰다. 문명은 인간이 자연에 대한 도전(挑戰)을 응전(應戰)으로 승화한 찬란한 결과물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한 인류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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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하게 추운 겨울은 동남아 더운 나라에서 국제결혼해 이주해온 여성들에게는 모진 시련이라고 할 정도로 적응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이다. 한국에 오기 전 정보가 조금이라도 있었던 여성들에게 한국은 ‘하얀 눈의 겨울이 있는, 예쁘고 살기 좋은 나라’라는 낭만적인 환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와서 보니 겨울눈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피부로 파고드는 추위에 몸이 따라 주지 않아 한국에 온지 몇 년이 지나도 고향에서와 같은 건강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외에 국제결혼 이주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여성들이 말을 배우고 한국음식 등 생활양식이나 가치관의 문화를 학습하는 과정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잘 사는 나라, 한국’, ‘가정적이고 성실한 한국남성’에 대한 기대로 결혼을 선택한 여성들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대다수는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생활고를 겪고 있다. 이주여성들이 돈벌이에 나서는 이유는 친정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한국가족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이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 살아가는 여성들이 겪는 또 다른 어려움은 한국사회의 차별과 편견들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돈 때문에 왔다’, ‘친정에 돈 보내는 데만 관심이 있다’, ‘언제 도망갈지 모른다’라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고 정착 의지 자체가 떨어지기도 한다. 이들 여성들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는 돌파구가 있다면 같은 나라 출신의 친구들이다. 고향 친구들의 관계망은 여러모로 중요한 기능을 한다. 한국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즐거움을 나누는 상대이고, 결혼 초기에 예상치 못했던 남편의 폭력과 같은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나 아프거나 교통사고가 났을 때 실제로 이들이 도움을 준다. 때로는 여성들끼리 남편 모르게 돈 관리를 하거나 고향에 송금을 하는데 특별한 협조를 하기도 한다. 이렇듯 가까운 고향친구 관계망은 인생 상담자이고 남편의 추궁에 대한 변명의 방패막이가 되어 주고 위기 시에는 도피처가 되는 친정언니와도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이들 여성들에게 한국인 친구는 거의 없다. 남편 친척이나 남편친구 부인들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아는 정도이지 친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함께 일했던 동료나 아이 친구의 엄마, 이웃들도 가깝고 편한 사이로 발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남편 가족이나 친구들의 범위를 벗어난 한국사회의 한국인과의 관계가 계속 단절되어 있다면 국제결혼 이주여성들, 그들만의 게토화가 우려된다. 한국생활이 지속되고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가면 제2의 한국생활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자녀교육 때문에라도 한국 친구들을 사귀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국제결혼으로 이주한 여성들이 아이와 함께 지역사회 성원으로 관계맺기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지역사회내 한국 여성들이다. 이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어려움을 들어 주고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안내해 주고 세심하게 배려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지역사회 한국인 여성들이야말로 다문화 사회의 수용성을 높이고 그 자녀세대를 잘 교육시켜 건강한 사회적 성원으로 뿌리내리는 데 절실한 도움을 제공하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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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논자는 한국사회의 현 상태를 은밀한 계엄적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개혁성향을 자처해온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는다. 개혁적 시민세력의 조그만 목소리조차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대형으로 맞불을 놓는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어기차게 들려온다.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시민사회가 성숙해지면 개혁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국가권력이 변혁되지 못하도록 막는 방패막이 역할을 시민사회가 하기 때문이다. 시민사회가 동시에 발전해온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국가권력의 획기적인 변동이 많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현재 상황의 현저한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시민사회가 사회적 변동을 전략적으로 허용하는 범위는 현 체제의 급변을 예방할 정도의 변동이다. 어떻게 보면, 시민사회는 장래에 발생할 더 큰 손실에 대비하여 지금 어느 정도의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하는 합리적 보수주의에 가깝다. 위와 같은 시민사회의 본질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6·2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계기로 하여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의 역량은 결집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파사현정(破邪顯正)하고자 하는 개혁성향의 시민사회단체는 1980년대 말 군부독재에 맞서 싸워 상당한 수준의 민주화를 이뤄내기까지 시대적 과제를 읽고 진득하게 준비해온 여러 시민단체가 연대하였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권력 대 개혁세력의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어려움이 많았어도 문제를 발전지향적인 방향으로 풀어 가기가 가능했다. 대결하다 보면 양자가 서로 이해하고 닮아가니까. 반면에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시민사회에 다종다양한 시민단체가 많기 때문에 연대가 쉽지 않고 다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서로 견제하는 바람에 퇴행적인 행태도 꽤 많아졌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시기에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정치세력으로 바뀌면서 개혁성향 시민사회의 진지(position)를 이뤄온 참호는 하나둘 비기 시작했다. 개혁성향의 인사는 체제 안으로 포섭되었고, 결국에 그들 중 일부는 타파의 대상이 되는 상황까지 초래되기도 했다. 이른바 ‘체제 내화’가 빚은 큰 회오리였다. 시민사회의 대다수 구성원이 올곧은 길을 걸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잖아서 시민사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자칫 잘못하면, 시민단체는 특정 개개인이 자기를 보호하려고 걸치는 겉옷이나 완장(腕章)의 역할을 한다. 밥벌이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으로부터 인정은커녕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이 시민단체를 만들거나 그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대외적으로는 행동하는 양심이고 개혁적 인사인 척한다. 시민단체의 이름과 취지에 걸맞지 않은 행태를 보이는 회원이 많은 시민단체라면 이미 그 단체는 시민사회의 공익보다는 개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압력단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렵다. 잘 나가는 시민단체에서도 경계해야 한다. 우리 단체가 표방하고 실천하는 가치관에 정반대에 선 단체가 보낸 ‘트로이 목마’가 회원으로 역할하면서 암중비약(暗中飛躍)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시민단체의 약화를 추동하고 그에 따른 시민사회의 취약한 현실을 즐기는 지금의 정치세력 앞에서 개혁성향의 시민사회는 나목(裸木)처럼 그 실체적 구조를 드러냈다. 이제 잘라낼 가지가 뭣인지 봐야 한다. 자신의 외피(外皮)로 시민사회를 활용하거나 트로이 목마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찾아내려면, 엄동설한에 과일나무 가지치기 준비를 하는 농부의 지혜를 본받아야 한다. 이파리 하나도 없는 나목은 나무에 걸린 태양마저 얼릴 정도의 맹추위도 이겨낸다. 이는 나목이 땅이라는 진지(position)에 오랫동안 뿌리를 내려왔기에 가능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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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공사(LH)의 행위를 보면 영 마뜩잖다. LH 측이 추진중인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되레 서민들의 가슴을 할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기에 하는 말이다. 아무리 뜻이 좋더라도 당사자들의 원성이 높다는 건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현재 LH 광주·전남지역본부가 광주 남구 백운동 7-12 일대에 국민임대아파트(51㎡ 규모) 574세대(15~20층·7개동)를 짓는 백운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보상비를 제외한 건설비만도 600여 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지난 2008년 12월 토목공사를 착공한 데 이어 2009년 4월 건축공사에 들어가 2011년 12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2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기존 주택 철거와 토목·건축공사 과정에서 소음·진동은 물론이거니와 비산 먼지까지 발생해 현지 주민들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작업으로 인해 공사장 주변 도로 곳곳이 균열되고, 대흥백운스카이 1차 아파트 단지내 도로 및 지하 주차장도 균열 피해가 잇따른 모양이다. 실제 현재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기준치인 65㏈을 넘어선 67.5㏈에 달해 이곳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 아파트 102동과 불과 5m가량 떨어진 공사장의 옹벽과 흙막이 공사로 인해 도로 곳곳이 균열되고 도로 가장자리는 아예 침하된 채 방치됐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아파트의 주 출입구로 이용되는 도로에 대형 레미콘 차량과 덤프차량 등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어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까지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공사 착공 후 벌써 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를 참다못한 주민들이 지난해 8월 비대위를 구성, 레미콘 차량 진입을 막고 농성을 벌이며 강력 항의한 모양이다. 오죽했으면 그들이 온몸으로 나섰겠는가. 그런데 LH 측은 농성에 참여한 비대위 위원 등을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표현이 이를 두고 이른 모양이다. 삶의 권리 침해를 부르짖는 서민들을 사법기관에 넘겨 엄포를 놓은 것은 공기업으로서 취해야할 자세가 아니다. 공기업은 국민의 민생복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LH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오히려 서민들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다. 비난 받아도 크게 받을 일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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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물 수) 滴(물방울 적) 穿(뚫을 천) 石(돌 석) 물방울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다는 뜻이다. 이 말은 『채근담(菜根譚)』에서 “새끼줄 톱으로도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이 오래 떨어지면 바위도 뚫는다.(繩鋸木斷 水滴石穿)”는 것에서 유래했다. 우리말 속담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와 같다. 이어서 “도를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힘써 찾아야 한다.(學道者 須加力索)”고 하여 도(道)를 배우는 사람은 항시 도에서 떠나지 말고 쉼없이 힘써 노력할 때 그 뜻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떤 일을 하던지 간에 단기간의 성과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점진적인 발전이 오히려 더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창암 이삼만(蒼巖 李三晩, 1770~1847)은 꾸준한 정진으로 글씨에 대해 일가를 이뤘다. 전북 정읍에 태어나 스승인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7)로부터 글씨철학을 깨달아 하루에 반드시 천 자 이상을 썼으며, 벼루를 세 개씩이나 밑창이 나도록 먹을 갈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필자가 과문한 탓에 먹이 닳아졌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벼루에 구멍이 났다는 얘기는 아직껏 들어보지 못했다. 본래 부유한 집안 출신이었던 그는 가세가 기울어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오로지 글씨만을 생각했다. 옛글씨의 정도(正道)를 반드시 기본으로 익히게 한 다음 새로운 글씨를 만들어낼 것을 힘써 교육하였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오롯한 실천정신이 아닐 수 없다. 조선 팔도를 돌아다니며 역대 명필을 손수 수집하여 목판으로 새겨 학습자료로 삼는 열성을 보였다. 가난 때문에 제자가 행여 공부를 중단할까 염려하여 종이 대신 바위와 모래밭으로, 붓 대신 칡뿌리와 나뭇가지로 하는 등 자연 소재를 적극 이용하였다. 하루는 창암의 부친께서 독사에 물려 여독으로 돌아가시자 뱀에 대한 원한이 사무친 나머지 뱀막이로 ‘李三晩’을 글씨로 써서 붙이면 뱀이 감히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창암의 글씨에 대한 끊임없는 정진은 벽사의 상징으로까지 승화하였다. 서가에 꽂힌 창암의 유묵(遺墨)을 꺼내어 펼쳐본다. 조선후기 격동의 세월 속에 신념을 잃지 않고 제 갈 길만을 묵묵히 걸어간 그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진한 향기로 다가온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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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첨단 과학 기술에 의해 우주시대로 향하는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자연의 재앙에 한없이 작아진다. 얼마 전에 서인도제도 카리브해 히스파니올라섬의 서쪽 1/3을 차지하는 가난한 나라 아이티공화국의 처참한 강진피해를 보면서 인간의 힘은 자연 앞의 한없이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전체 국민의 1/3이 피해를 입었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의 죽음의 도시로, 무질서하고 무정부상태로 강취, 약탈 등 무법천지의 도시로 변해버렸다.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강진에 얼마나 안전한 나라인가! 우리나라도 지난 한 해 동안 60여 차례의 지진이 감지됐을 정도로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한다. 소방방재청이 우리나라 서울에서 아이티와 같은 규모의 강진 7.0이 일어났을 경우를 대비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사망 5만명이 넘고 부상자만 해도 62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피해 이재민만도 50여만명, 그리고 건물은 전체 664만3천동 가운데 93만동이 손실된다는 전쟁보다 더 피해가 심한 결과이고 핵폭탄 몇 개의 위력과 맞먹는다고 한다. 이는 수치상과 시뮬레이션에 불과하고 7.0 규모의 지진이 실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기록들을 봤을 때 규모 6.0 정도의 지진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우리나라에도 지진에 대한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자만심은 버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국민은 지진에 대한 지진 시 행동 요령 정도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지진에 동반되는 가옥의 붕괴 같은 직접적인 피해보다 그 뒤에 2차적으로 발생하는 화재에 의한 피해이다. 지진 시에는 지반의 붕괴나 진동으로 인하여 누전 또는 가스관의 파열이 일어나 화재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책과 다음과 같이 행동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첫째, 화재 발견시 연기가 바닥에 자욱하게 깔려 있을 때에는 안으로 들어가면 위험하다. 둘째, 바닥에서부터 20㎝정도는 공기가 남아 있으므로 바닥 가까이 엎드려 자세를 낮춘다. 셋째, 2층에서 뛰어 내릴때는 이불, 요, 담요, 방석 등을 낙하 지점으로 떨어뜨리고 그 위로 뛰어 내린다. 넷째, 옷에 불이 붙었을 때는 이리저리 도망 다니지 말고, 침착하게 담요로 몸을 감싸거나, 방바닥이나 마루바닥에 드러누워 뒹글면서 손으로 두들겨서 끈다. 이 외에도 지진 시 행동요령에는 소파 혹은 크고 견고한 구조물 아래 또는 옆으로 피난해 몸을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 크고 견고한 구조물 밑이나 아래에 생존 공간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아이티 대지진 피해로 희생하신 모든 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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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는 현지 인디오 말로 ‘산이 많은 섬’이란 아름다운 섬나라다. 카리브해 쿠바의 이웃으로 그 동쪽 면적 7만㎢의 작은 나라로 히스파니올라 섬의 서쪽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이 나라는 1804년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으로 독립할 때까지 100여년 간 프랑스가 식민지로 지배한 땅이다. HAITI로 표시하고 오늘 그 영향력이 강한 미국에서는 하이티로 발음하는데 아이티라는 발음은 이 나라 공용어인 프랑스말이 앞발음을 하지 않는 까닭이다. 히스파니올라 섬은 1493년 콜럼버스가 발견한 섬으로 그 동쪽 3분의2는 도미니카 공화국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프랑스, 스페인 협정으로 스페인이 재배하였고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쓰고 종교적으로 주로 가톨릭을 믿는 나라다. 이것은 아이티 사람들이 아프리카 원시 종교를 믿는 것과 대조된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 뒤 프랭스 비행장에 구호물자를 실은 두 대의 프랑스 비행기의 착륙을 공항 당국자가 거절하였다는 보도를 보고 우리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진 발생 후 미국이 공항 관리를 위탁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티에 대한 미국과 프랑스 간의 일종의 지배력 경쟁의 까닭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시 이 나라에서 프랑스 영향이 회복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은 사태이후 1만명의 군대를 급파하였고 주변에 항공모함을 배치하는 등 신속하게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아이티 공화국은 친미정권으로 쿠바, 러시아, 중국 같은 나라와는 국교가 없는 상태이다. 지진으로 의료진의 부족 등 어떤 구호도 절실한 실정에서 이웃나라인 쿠바는 즉각 전적인 지원을 자청하고 나섰지만은 그것은 묵살되었다. 어떤 형태이건 쿠바의 개입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 뒤 프랭스에 ‘시테 솔레이유’ , 즉 ‘태양의 도시’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거리가 있다. 이것은 역설적이게도 이 도시에서 가장 그늘진 사람들이 사는 빈민가이다. 이번 지진으로 그 빈민가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다고 보도되고 있다. 현상학적 존재론에 의하면 이름은 현상의 반영이다. 아이티가 ‘산이 많은 섬’이란 말이듯, 태평양이 큰 바다이듯, 우리의 동해가 나라의 동쪽 바다이듯, 광주가 빛고을 이듯 이름이 일정한 현상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포르토 뒤 프랭스, 즉 ‘왕자의 항구’란 이름도 그렇지만은 더구나 ‘태양의 도시’라는 이름은 현상을 상징하기보다는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 희망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가. 그러나 태양이고자한 그들의 희망은 오늘 지옥이 되고 있다. 한 성직자는 지진의 까닭을 아이티 사람들의 아프리카 종교 때문이라고 하였다.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를 소위 발견했단 말에 대한 역겨움이 없지 않다. 아이티가 있는 히스파니올라 섬만 하더라도 콜럼버스 이전에 수많은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그 원주민을 침략자들은 인디오라고 불렀다. 호칭이 동물을 호칭하듯 매우 모욕적이다. 스페인 침략자들은 그들에 대해 명칭만 가지고 학대한 것이 아니었다. 소위 서인도 제도의 발견이후 침략자들은 금광채굴에 원주민을 동원, 혹사로 그 대부분을 사망케 하였다. 오늘 히스파니올라 섬에 원주민은 통계도 남아있지 않다. 바람의 아들이니 산이 많은 섬이니 하는 자연친화적인 그 선량한 사람들은 모두 다 서양인들의 야만적인 학살로 그 씨가 말라버린 상태다. 그리고 잘 사는 사람들은 그 학살자들이고 그 자손들이다. 아이티의 지진에 대해 또 어디에서 언제 발생할지 모를 지진에 대해 어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지배적인 이론이 희망을 주고 위안을 줄 수 있는가. 무엇인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아니면 도덕적인 대처가 위안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절망적 상황에 나는 형이상학적인 분노를 느낀다. 그 잘난체하는 문명은 어떻게든지 이 참상에 답해야 한다. 근본적인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문명이 근본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뜻이 아닌가.
칼럼
남도일보
2010.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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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중인 ‘녹색의 땅, 전남’의 브랜드화가 ‘세종시 수정안’과 맞물려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도가 중점 육성해왔던 전략산업 상당수가 중복되고 있는가 하면 중앙부처가 올해 계획한 신규 육성사업에도 대부분 빠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국가발전 정책 기조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계획안은 경기 수도권 매립지를 비롯해 전북 새만금과 경남 창원권, 충북 단양권, 강원 강릉시 등을 녹색성장 5대 선도지역으로 육성키로 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엔 전남도가 지난 참여정부시절부터 공을 들여온 생태관광 기반시설 확충사업이나 주요 전략사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다음달께 입지 결정이 예상되는 ‘호남권 국립생물자원관’의 경우도 국비 1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지만 수도권 매립지 육성과 맞물려 예산 유치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 뻔하다. 게다가 이 계획은 국내·외 관련 기업 및 연구단지 집적화 현상으로까지 이어져 전남도내 신재생에너지 기업 유치에도 막대한 타격이 우려되는 한편 호남권 생태자원관 입지를 새만금 권역으로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전남도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와 함께 치러지는 세계자연보전 총회를 비롯해 세계식생학 대회 등을 연계해 국내 환경산업 중심지로 개발할 구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궤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생겼다. 뿐만 아니다. 여수, 순천, 화순 등 국가생태탐방로와 ‘남도갯길 6천리’ 조성사업 등도 공정률이 낮은데다 새만금 육성계획과도 중복돼 향후 국비 반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전남도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들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는 물론 지역 정치권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면서 “다만 전국적으로 녹색성장 사업내용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정부가 선도지역으로 선정하더라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 전망했다. 다행히 전남도의 생각이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십 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이 되고 만다. 이 문제는 전남도가 발버둥을 친다고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지역민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정치권과 중앙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배려만이 문제 해결의 열쇠다. ‘녹색의 땅, 전남’의 브랜드화를 위해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1.20 00:00